기업형 초대형 교회를 경계해야 한다
기업형 초대형 교회를 경계해야 한다
  • 김승연
  • 승인 2013.03.1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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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교회와 목사 이야기가 세상을 훈훈하게 만들어 주어 귀감이 되었는데, 요즈음은 한국교회, 목사의 치부가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이맛살을 찌푸리게 하고 교회와 목사들을 우습게 보는 계기가 되었다. 필자는 개신교 목사의 한 사람으로서 개신교의 현금의 사태들을 직시해 보면서 한국 개신교회가 언제부터 이 모양, 이 꼴이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개그 작가의 호재가 되고 있으며, 목사들이 가십거리가 되어 지탄과 비난의 단골 메뉴가 되었다. 그 이유는 한국이 오직 잘 살아보자는 일념으로 경제성장을 위해 산업화 물결이 불어올 때 항상 기본과 본질을 중요시해야 할 교회가 거기에 편승하여 마치 일반 기업처럼, 상업주의에 근거한 마케팅 전략으로 부흥 성장한 기업형 초대형 교회들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그리고 이 나라 경제가 성장하여 잘 먹고 잘 살게 되니까 국민들 중에 일부가 고생하는 것을 싫어했다. 옛날에는 하루 세끼니 밥을 먹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고생도 불사했지만 언제부터인가 고생을 싫어하고 막노동을 회피했다. 그런 반면 일부가 돈에 눈이 어두워 일확천금을 꿈꾸면서 노다지를 찾아 헤매었다. 무슨 짓을 해서라도 돈만 벌면 장땡이었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 출세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새 정부 들어 지난날 그런 사람들이 또 다시 성공과 출세를 하려고 면전에 등장하는 것을 보니 그동안 준법정신으로 살아온 선량한 국민들을 또 다시 울리고 있다. 슬프다. 어디 세상만 그런가?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몰지각한 목사들이 교회 부흥과 성장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서 빨리 교회를 부흥 성장시켜 호화호식하려 했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변명하겠지만 결과는 그렇다. 그래서 목사들은 소형교회를 중형교회로, 중형교회를 대형교회로, 대형교회를 초대형교회로 만들기 위해 안달이었다. 어느 초대형교회 목사는 자신의 교회 부흥은 전도를 통한 부흥이 아니라 90% 이상이 수평이동을 통한 부흥이라고 자랑한다. 이미 윌리엄 채드윅이 “양 도둑질”이라는 책을 내놓았는데도 그런 목사들에게는 그런 책은 우이독경, 마이동풍이었다. 이미 고인이 된 서울 강남의 어느 교회 모 원로목사는 자신이 개척한 교회를 초대형교회로 부흥성장시킨 후 조기 은퇴를 했다. 그가 생존시 2007년 상암경기장에서 개최된 평양대부흥운동인 '어게인(Again) 1907' 연합예배 설교에서 “내가 현장 사역시 수평이동으로 몰려오는 교인들을 막지 못한 것을 후회한다. 초대형교회로 부흥 성장하는 것을 후회한다.”고 했지만, 그 교회는 후임이 부임한 후 여전히 부흥성장을 거듭하여 초대형교회는 물론, 귀족교회라는 특권층 교회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어디 목사들만 그런가? 교인들도 마찬가지이다. 문제가 있다.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닐 바에야 기왕이면 모든 것이 완벽하리만큼 다 갖춰져 있는 대형, 초대형 교회를 선호한다. 그래서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아니하는 편한 교회를 선호한다. 희생, 헌신하려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미 성경은 초대형교회에 대한 경고를 했다. 초대교회인 예루살렘교회가 초대형교회로 부흥성장하자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영혼 구원인 전도는 뒷전으로 하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교인 수가 몰려오고, 교회가 부흥되고, 성도들이 많아지다 보니까 헌금이 많이 들어오고, 헌금이 많이 들어오니까 교회가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교회가 부자가 되니까 서로들 많이 차지하려고 각축전을 벌이고, 안일해지고, 세속화되고, 타락하기 시작했다. 하나님은 그런 초대형 교회인 예루살렘 교회를 가만 두지 않고 유대교로 하여금 핍박하게 하여 성도들을 구속 감금하고, 스데반 집사를 죽인 결과 성도들을 산지사방으로 흩어지게 만들어 버렸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한국교회의 살 길은 자발적으로 흩어지는 것인데, 만약 자발적으로 흩어지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물리적인 힘으로 흩어지게 하실 것이다. 아니, 그런 현상들이 이미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증거는 최근에 국내외적으로 나타났다.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불가능은 없다”는 책의 저자로 미국 캘리포니아 가든 그로브(Garden Grove, CA.)에 온통 유리로 수정교회(Crystal Cathedral)를 건축하여 일약 세계적인 초대형교회로 부흥 성장시켰던 로버트 쉴러(Dr. Robert Schuller. Pastor) 목사의 교회가 교인들이 대거 나가고 헌금이 나오지 않아 예배당을 유지 관리할 수 없어 천주교로 팔려간 것이 그 좋은 예이며, 미국 시카고 근교에서 “구도자 예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개척하여 일약 초대형교회로 부흥 성장시켰던 윌로우 크릭 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의 빌 하이벨스(Rev. Bill Hybels) 목사 역시 개척 37년 만에 실패를 시인했다. 그는 자신의 교회가 성경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을 영적으로 감지하고 외부 컨설팅회사에 의뢰하여 교회를 진단한 결과, 교인들의 영적 성숙도와 사회에 끼친 영향과 정비례할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성도들이 그동안 교회 안에서는 예배출석, 헌금, 봉사 등 꾸준히 성장했는데, 그들이 세상에 나가서 세상에 끼치는 영향은 정체되거나 추락한 결과를 보고 개척 37년 만에 목회 실패를 자인하고 다시 성경으로 돌아가 개척하겠다는 선언이 그 좋은 증거이다.

지금 한국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초대형 교회가 무너지니 도미노 현상으로 중소형 교회는 물론, 미자립 개척교회까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그래서 피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 이유는 교회가 교회다워야 하는데, 일반 기업처럼 마케팅 전략에 근거한 상업주의로 성공한 대형, 초대형 교회들이 목회 성공모델로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그러므로 목사가 감히 상업주의에 근거한 마케팅 전력으로 부흥 성장한 기업형 초대형 교회를 경계해야 한다는 쓴 소리를 해본다.

<김승연 목사(전주서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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