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용돈, 어떻게 사용하게 할까?
자녀의 용돈, 어떻게 사용하게 할까?
  • 문창룡
  • 승인 2013.03.19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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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권력과 같다. 바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부작용이 생기기 마련이다. 돈에도, 권력에도 위력이 있기 때문이다. 용돈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돈을 사용해본 경험이 필요하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잘 먹고 돈도 써 본 사람이 쓸 줄 안다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녀들의 용돈을 어떻게 주고 관리하게 해야 할까?

용돈은 아이가 관리할 수 있는 능력보다 많이 주어서는 안 된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조금씩 용돈을 주기 시작하여 때때로 조절하면 좋다. 아이들은 이때부터 돈을 계산하고 돈으로 물건을 교환하는 능력이 생긴다.

용돈은 얼마를 주어야 적당할지에 대한 보편적인 답은 없다. 각각의 가정마다 생활비가 다르듯이 용돈의 양을 규정짓는 것도 곤란하다. 다만 가정의 형편을 고려해서 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경제력을 넘어서는 지나친 용돈은 부모나 자녀 모두에게 불행을 가져다 줄 소지가 있다. 만약 자녀가 더 많은 용돈을 요구해 오면 부모는 진솔하게 자신의 입장을 말해 주어야 한다. “엄마도 너에게 더 많은 용돈을 주고 싶단다. 너도 알겠지만 우리 집 수입에는 그 만큼의 용돈이 적당하다고 생각해. 미안하구나.” 진지하게 아이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해 주는 이 말은 용돈을 헤프게 쓴다고 꾸지람을 하는 것보다 효과가 있다.

용돈을 보상의 수단으로 사용해서도 안 된다. 용돈은 자신이 직접 돈을 사용하면서 어떤 것을 선택해보고 그것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경험을 해보게 하는 것이 목적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자녀가 쓴 용돈의 내역을 부모가 상세히 알려고 하는 것도 용돈의 의미를 훼손하는 것이다. 용돈 기입장을 스스로 써보는 것은 괜찮으나 부모에게 검사받기 위해서 쓰면 안 된다. 용돈을 사용하면서 겪는 온갖 시행착오들이 즉, 공부다.

용돈을 함부로 쓰거나 단번에 다 써버릴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자녀를 나무라기보다는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용돈 사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가 동의하는 합의점을 찾아보도록 해야 한다. 그래도 그와 같은 일이 되풀이된다면 적당한 간격을 두어 나누어줄 필요가 있다.

용돈을 성취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안 되며 순종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부모의 기분에 따라 용돈의 액수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용돈을 주게 되면 자녀의 마음이 불편해진다.

자녀가 상급 학년에 올라가거나 상급 학교에 진학하게 되면 돈의 씀씀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각종 회비, 회식, 장신구 구입, 여가 활동 등과 같이 뜻하지 않은 돈을 써야 할 때가 생긴다. 당연히 지출이 늘고 부담해야 할 금액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용돈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의 규정을 정하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용돈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생기면 부모에게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용돈을 줄 때 꼭 강조하면 좋은 것이 있다. 필요한 지출을 원만하게 하고 나서 남은 돈이 있다면 저축을 하도록 안내하는 일이다. 그러나 용돈을 다 쓰든지 저축을 하든지는 아이가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사실, 남을 위해 봉사하는 일과 기부에 관심을 가지는 일 등 돈을 사용할 곳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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