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비빔밥 찬가(讚歌)
전주비빔밥 찬가(讚歌)
  • 김종국
  • 승인 2013.03.14 1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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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자 뉴욕타임즈 기사에 세스쿠겔 여행전문기자는 전주비빔밥, 콩나물국밥을 먹어보고 식도락가들의 천국이라고 극찬에 극찬을 아끼지 안했다. 세계적인 신문사 기자답게 전주 한옥마을에서 며칠을 머물며 전주의 속살의 멋과 맛을 제대로 알린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그런데 일부지역의 언론에서 전주비빔밥에 대하여 부정적인 말들이 있다. 제대로 된 전주비빔밥을 먹어보기나 했는지?. 웰빙시대에 전주비빔밥이 국제화되고, 전주 한옥마을에 관광객이 몰려들자 이를 시기하는 세력이 아닐까 싶다. 애착어린 충고라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전주비빔밥의 원리나 알고 떠드는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비빔밥이 어디에서 시작되었건 결국 비빔밥은 여러 가지 나물을 비벼 먹는 것으로 각 지방마다 특산 농산물의 사용을 바탕으로 발전되어 왔는데 특히나 전주, 진주, 해주에서 향토명물 음식으로 발전하였다. 그중에서도 전주비빔밥은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로 꼽히는데 그중에서도 으뜸이라 할 정도로 유명하다.

전주비빔밥 재료는 30여 가지나 되지만 전주비빔밥의 풍미에 중요한 작용을 하는 것은 콩나물, 황포묵, 고추장, 쇠고기육회 및 비빔고추장 등이 있다.

비빔밥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들은 음양오행(陰陽五行)에 근거를 두고 오색(녹색, 붉은색, 황색, 백색, 흑색)과 오미(단맛, 짠맛, 고소한맛, 매운맛, 떫은 맛)의 맛과 오실과(호두, 밤, 잣, 대추, 은행 )로 멋과 맛을 내는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주비빔밥을 먹으면 간 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이 좋아 지도록 우리네 할머니들이 며느리를 지도하며 만들어 먹었던 성스러운 고품격 문화제음식이다. 비빔밥 한 그릇에 동양사상의 근원이랄 수 있는 오행, 오방위가 조화된 우주를 표현하고, 푸드스타일은 주역팔괘에 의한 아름다움을 자아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전주비빔밥은 전통적으로 사골을 고아 육수로 밥을 지어 밥맛을 좋게 하며 밥알이 붙지 않아 젓가락으로도 밥알이 으깨지지 않게 나물과 잘 섞이게 하여 석이지만 나물의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철학을 식탁에서 음미하고 배우는 정말 새련된 문화를 전주비빔밥에서 느낄 수 있다.

또한 전주 10미로 이름난 콩나물과 황포묵을 사용하여 다른 지역의 비빔밥과 차별화하고 있다. 청포묵에 치잣물을 들인 노란 황포묵을 사용한 것도 전주비빔밥 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전주비빔밥은 한국 음식의 단점이라 할 수 있는 짜거나 맵지 않아 빠르게 세계화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웰빙시대에 적합한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자세히 속을 들여다 보면 계절에 따라서 나물을 응용하고 각색 나물을 사용하여 맛과 멋을 내는 전주여인의 숨결이 녹아있는 음식이다. 원래 전주 비빔밥의 표준조리법에서는 전주 10미를 주로 사용하고 전통적인 음양오행설에 근거를 두고 추가 나물을 응용하고 우리 몸의 오장(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에 기를 불어넣어 자연치유하도록 설계되는 한국의 대표음식이다.

또한 전주 비빔밥을 담는 용기로는 유기를 써야 제 맛을 즐길 수 있는데 두툼한 유기를 따뜻한 물에 담가 데워 60℃ 정도를 유지하여야만 육수로 지은 밥이 느끼하지 않고 담아놓은 밥도 식지 않아 노화되지 않기 때문에 덩어리지지 않고 나물과 비비기가 수월하고 맛이 있다. 이렇게 전주비빔밥 제조과정은 음양오행설에 입각한 철학과 일정한 법칙이 있다. 한 그릇의 음식에 심오한 철학과 장삿속이 아닌 인류의 건강을 생각하는 음식이 이 지구상에서 어디에 있는가?

연평균 기온과 강수량, 수질이 좋아 비빔밥의 재료가 풍성하게 공급되는 천혜적 지역이라 할 수 있다. 서울에서 살던 친구가 전주생활을 할 때 전주비빔밥에 매료되어 매일점심에 비빔밥을 먹고 난 후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치료되어 건강한 몸을 되찮을 수 있었다. 울고 왔지만 전주를 떠나기가 정말 아쉬워서 울고 갔다는 후일담은 전주에서 음식을 먹어본 사람이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이제 우리는 소중한 문화유산인 전주비빔밤의 홍보대사가 되자.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이지구상의 모든 인류가 전주에 와서 전주비빔밥 한번 먹어 보는 것을 일생의 소원으로 만들자. 고품격 전주비빔밥은 절대 비싸지 않다. 충고하자면 퍼주는 미덕을 버리지 못하여 밑반찬이 너무 많다. 이를 개선해야 한다.

<김종국 (전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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