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로또개념 드래프트 도입
KBL 로또개념 드래프트 도입
  • /노컷뉴스
  • 승인 2013.03.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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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프로농구에 더 이상 '져주기' 의혹이나 고의패배 논란은 없다. 대신 구단의 운명을 행운에 맡겨야 하는 '로또'의 개념이 새롭게 등장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13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승부조작 근절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으로 신인드래프트 제도 방식을 변경했다.

KBL은 "구단의 정규리그 순위 조절을 미연에 방지하고 프로농구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선보이기 위해 드래프트 제도를 보완했다. 2014년 국내선수 및 외국선수 드래프트부터 챔피언결정전 우승, 준우승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 팀에 대해 정규리그 순위와 상관없이 동일 확률을 부여해 추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두팀을 제외한 나머지 8개팀이 1순위 지명권을 잡을 확률은 12.5%로 같아진다. 정규리그 순위는 상관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높은 순위의 신인 지명권을 얻기 위해 일부러 포스트시즌 진출을 피하려는 꼼수가 사라진다.

하지만 선수 수급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방식이자 전력 평준화를 위한 장치인 드래프트가 '로또'에 가까운 개념으로 바뀐 점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KBL은 지난 달 이미 한차례 드래프트 방식 변경을 단행했다.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7~10위 팀과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3~6위 팀의 1순위 지명 확률 배분을 팀당 각각 23.5%, 1.5%에서 15%, 10%로 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강동희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구속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한선교 KBL 총재는 이사회가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12일 강동희 감독의 구속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제도 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신인드래프트와 자유계약선수(FA) 등 현행 제도가 승부조작 의혹에 영향을 끼쳤다며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승부조작 파문을 계기로 한선교 총재가 평소 이루고자 했던 드래프트 지명권의 '1/n' 확률 배분이 이뤄졌다.

드래프트의 본래 취지와는 어긋난다. 드래프트는 순위가 낮은 팀이 뛰어난 신인을 영입할 수 있게 해 전력의 평준화를 이루고자 함이 목적이다. 모든 프로스포츠에서 통용되는 법칙이다.

하지만 달라진 방식에서는 철저히 행운에 맡겨야 한다. 정규리그 상위권 경쟁을 펼치다 아깝게 3위에 머물렀다면 그 팀은 강팀이라 볼 수 있다. 2014년부터 적용되는 방식에서는 그 팀이 1순위 지명권을 얻고 특급 신인을 영입할 수도 있게 된다. 프로농구 출범부터 리그의 근간으로 삼았던 전력 평준화의 틀이 깨진 것이다.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위험 요소가 있지만 최근 제기된 져주기 의혹와 승부조작 파문에서 오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 이같이 파격적인 제도 개선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드래프트의 맹점, FA 제도 변화로 보완"

KBL은 대신 보완된 FA 제도를 통해 각 구단의 전력 보강과 선수 수급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사회는 FA 제도에도 메스질을 가했다. 먼저 구단과 선수는 샐러리캡의 30%를 초과하는 연봉 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FA 계약 상한선이 사라지는 것이다.

또한 보상 제도도 완화했다. 종전에는 전체 연봉 서열 30위 이내 선수를 영입한 팀은 원 소속팀에 보상선수 1명과 영입 선수의 전년도 연봉의 100% 혹은 보상선수없이 영입 선수 전년도 연봉의 300%를 보상하도록 했다. 이 방식은 보상선수 1명과 연봉 50% 혹은 보상선수없이 연봉 200%를 보상하는 방식으로 전면 수정 보완됐다.

보상선수 제도가 파격적으로 수정되면서 각 팀이 FA 선수를 영입할 때 느끼는 부담감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노예 제도로 불리는 강제 이적 조항도 사라졌다. 종전에는 FA 선수가 영입의향서를 제출한 구단 가운데 최대 연봉을 제시하는 구단으로 무조건 이적해야 했다. FA임에도 불구하고 선수가 팀을 선택할 자유가 없었다. 앞으로는 복수 팀이 영입의향을 나타낼 경우 선수가 직접 이적하고픈 팀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특급 선수가 FA 시장에 나갈 때 원소속팀이 맥시멈(maximum) 계약을 제시하면 선수는 선택의 여지없이 잔류해야만 했다. 그 어떤 팀도 원소속팀의 최대치 계약 제시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봉 상한선이 무너졌고 팀 선택에 있어서도 선수의 자유가 보장됐다.

드래프트에서 잡은 A급 선수를 최소 10년 이상 데리고 갈 수 있었던, 결과적으로 드래프트의 비중을 지나치게 높이는 역할을 했던 FA 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이 해결된 것이다. 드래프트는 '로또' 방식으로 가지만 FA 제도가 바뀌면서 그 맹점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KBL의 기대다.

이같은 제도 변화로 인해 앞으로 FA 시장은 보다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의지가 적극적일수록 팀이 전력을 보다 더 강화할 수 있게하는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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