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
부모가 들려주는 이야기의 힘
  • 문창룡
  • 승인 2013.03.1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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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현대인들은 마음의 고향을 상실한 채로 살아간다. 너무나 다양한 가치들로 인해 갈수록 복잡해지는 세상 속을 분주하게 살면서 가족의 응집력이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늘의 선(善)이 내일은 악(惡)으로 변하는 것을 목전에서 경험하면서 산다. 이러할 때 일수록 여성문제, 자연파괴, 생명공학, 가족문제 등 복잡해지는 현상들에 대하여 부모가 먼저 세상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 부모가 바르게 서있지 않으면 자녀는 당연히 흔들리기 마련이다.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문제점들을 깊숙이 파헤쳐보면 그 중심에 반드시 부모가 있다.

옛날에는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이 부모의 도리였다면 지금은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으로는 어림이 없다. 자녀교육에 왕도(王道)는 없다. 대학에서는 전공이 무의미해져 가고 있고 교육에 국경(國境)이 없어진지 오래다. 오늘의 인기 직업이 10년을 지속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부모 노릇하기 힘들어졌다는 푸념이 여기저기에서 들려온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교육을 해야 한다. 가능하면 단순한 구도를 만들어야 하며 자녀교육에 대한 소신이 분명해야 한다.

단순한 구도를 만드는 방법 중에 이야기만큼 좋은 교육방법은 없다. 이야기가 없는 삭막한 집에서 자란 아이들의 정서가 좋을 리 없다.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들려주시던 이야기들이 살아가는 데 힘이 되었던 기억을 되살려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변하길 원한다면 "해라. 해라." "하지 마. 하지 마."란 지시보다는 부모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다. 무슨 이야기라도 좋다. 자녀와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나누는 가정에는 자녀의 행동에 반드시 변화가 일어난다. 부모가 자녀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매혹적이지 않아도 된다. 꾸밀 필요도 없다. 가족이 평소에 쓰는 언어일수록 좋고 투박할수록 맛깔스럽다. 부모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일수록 자녀가 더욱 귀담아 듣는다. 자녀가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할 때 의식이 변하며 달라진다.

부모가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 속에는 모욕을 느끼게 하거나, 인격이 훼손되는 장면이 있을 수 없다. 오히려 자녀는 마음의 상처를 위로 받는다. 감성을 자극하며 부모와 더 가까워지는 인간미가 흐르게 될 것이다. 어쩌면 자녀는 부모의 속 깊은 이야기를 진즉부터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알고 보면 우리의 삶은 드라마다. 그래서인지 진한 감동을 주는 드라마에 가족들의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이야기는 우리가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역사를 만들고 삶의 방향을 잡아간다. 이야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주말에 자녀와 함께 밤바다를 목적지 삼아 기차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부모와 자식의 인연으로 만나서 정말이지 단 몇 번이라도 이러한 여행을 꿈꾸어 보는 것이 과연 호사스러운 일인가?

남쪽에서 봄꽃 이야기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지금 자녀와 함께 여행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주저 없이 떠났으면 좋겠다. 그날의 이야기들은 봄꽃보다 더 아름답게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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