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의 불행과 안전벨트의 상관관계
교통사고의 불행과 안전벨트의 상관관계
  • 김용한
  • 승인 2013.03.07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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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600여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900여명이 부상당하고 14명 이상이 사망해 운명을 달리하는 시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살고 있는 우리. 우리나라의 교통수준은 OECD 32개국 중 30위에 머물러 있고 사망률은 그보다도 더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자 5대 자동차 생산국으로 한 가구당 1.5대를 보유하고 있는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흔히 교통사고는 나와 내 주변의 일이 아닌 남의 일처럼 생각하기 십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는 운이 나빠서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교통사고는 인적요인에 의한 사고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인적요인에 의한 교통사고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한 우리 공단에서는 운전자들의 교통안전의식을 바꿔 도로 위의 성숙한 교통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 좌석 안전띠 매기, 운전 중 DMB시청 및 휴대폰 사용 안하기, 에코드라이브 경제운전 실천, 교통약자 배려 문화운동 등 4대 교통문화 캠페인 집중 전개도 이 같은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오래 전부터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속적으로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안전띠 매기다. 지난 해 11월24일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광역급행 시내버스, 시외버스, 택시, 전세버스 및 특수여객 자동차를 이용하는 여객은 반드시 좌석 안전띠를 착용해야한다.

운수종사자에게 좌석안전띠 착용에 관한 안내방법, 안내시기 및 점검방법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운송사업자에게는 5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기점이나 경유지에서 승차한 여객에 대해 출발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안내를 하지 않은 운수종사자에게는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렇게 안전띠 착용이 의무화 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공단에서 고속버스 8개 회사 400대의 차량을 대상으로 착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착용률은 72.7%에 불과했다. 아직도 10명 중 3명이 미착용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안내 방송 등 안내 정보를 제공하기 전 착용률은 43.5%로 승객의 절반가량이 착용하지 않는 현실이다.

운전 중 안전띠를 미착용 했을 때는 사망률이 3.2배나 높아지는데도 사망자의 30%가 안전띠 미착용 상태로 사고를 당하고 있는 우리의 교통문화 수준이 얼마나 낮은가를 알 수 있다. 안전띠만 매도 연간 600여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지 않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

첫째는 습관화가 되지 않아서다. 안전띠를 매는 것에 익숙해진 운전자는 매지 않으면 허전한 생각이 든다. 반대로 매지 않는 운전자는 어쩌다 단속을 피하려고 착용하면 조금은 답답할 수 있겠지만 운전에 영향을 줄 정도의 불편함은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자동차 사고의 위험과 안전의 중요성이 인식되고 법규가 강화되면서 착용도 의무화 되고 있는 현실에 맞게 또 나의 안전을 위해서도 출발 전 반드시 매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둘째는 매는 것이 귀찮다는 생각 때문이다. 안전띠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차량이 충돌하거나 급정거시 승객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게 잡아주고 고정해 머리나 몸통이 차안의 다른 물체에 부딪히지 않도록 충돌을 방지하거나 줄이는 것이다.

관계기관에서 운전자에게 안전띠의 중요성을 알리고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고속도로나 국도변에 게시한 ‘교통사고시 죽고 사는 것은 안전띠가 결정 합니다’란 문구를 운전자라면 한번쯤 보았을 것이다. 단지 귀찮다는 이유로 생명을 담보하는 어리석음을 이제는 그만하자.

셋째 안전 불감증 때문이다. 아침에 눈만 뜨면 뉴스에 사건 사고 소식이다. 교통사고 소식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들려온다. 이렇게 위험한 것들에 오래 익숙해지고 노출되다 보면 누구나 그 위험성에 노출되더라도 무감각해지는 것이다. 안전 불감증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데도 느끼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후 후회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무슨 필요가 있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며칠 전 교통안전 관련 제도의 적극적인 제·개정과 교통사고 예방사업을 수행할 수 있는 교통안전사업 재원확보, 교통안전업무를 총괄할 수 있는 전담기구 설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교통사고 제로화 실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한다.

교통사고 예방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나라는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이자 5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이제 국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안전한 사회, 행복한 사회를 위해서 교통안전 후진국의 불명예를 하루 빨리 벗어나도록 하자.

-교통안전공단 전북지사장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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