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의 달, 3월을 맞이하여
새로운 시작의 달, 3월을 맞이하여
  • 김문규
  • 승인 2013.03.0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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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나요!”,“나요!”하면서 땅속 어디선가 손을 번쩍번쩍 드는 소리가 들린다는 시가 있다. 강물의 얼음장이 풀리는 소리도 “저요,저요”하고 손드는 소리 같기도 하고, 언덕의 마른 갈대가 흔들리는 소리도 “저요,저요”하며 봄이 벌써 이만큼 왔다고 알리는 소리처럼 들리기도 한다. 만물이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3월은 온 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이라 하여 우리말로‘물오름달’이라고도 한다.

바야흐로 자연에 물이 오르고 생명력이 꿈틀대는 3월이 시작되었다. 영어로 Spring은‘봄’이라는 뜻 말고도 ‘용수철’이라는 뜻도 있다. 겨울의 북풍을 이겨내고 차디찬 땅속에서 싹을 띄우기 위해서는 만물이 지상으로 뛰어올라야만 한다. 따라서 3월은 용수철처럼 뛰어오르는 계절이기도 하다

또한, 시작의 달 3월은 절기상으로도 중요하고 우리의 생업인 농업과 관련하여도 중요한 의미를 가져왔다.

3월5일은 24절기상 경칩(驚蟄)으로 날씨가 따뜻해서 초목의 싹이 돋고, 동면하던 동물이 땅속에서 깨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뜻에서 이름을 붙였다 한다. 혹자는 또 이 무렵에는 대륙에서 남하하는 한랭전선이 통과하면서 흔히 천둥이 울리기 때문에, 땅속에 있던 개구리가 놀라 튀어나와서 경칩(驚蟄)이라 불린다고도 한다.

여러 세시기(歲時記)를 보면, 이 시기에 농촌에서는 개구리의 알이 몸을 보한다고 하여, 논이나 물이 괸 곳을 찾아가 건져 먹고, 또 흙 일을 하면 일 년 내내 탈이 없다고 하여 담을 쌓거나, 벽을 바르면 빈대가 없어진다고 해서 일부러 벽을 발랐다고 하며. 보리싹의 성장상태를 보고 1년의 풍흉(豊凶)을 점치기도 하였으며, 이시기에 마시는 고로쇠 수액은 위장병과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하였고,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하였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서 우수(雨水)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驚蟄)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春分)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전하듯이, 우수(雨水)와 경칩(驚蟄)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節氣)이기도 하다.

또한 농부들에게‘우수(雨水)·경칩(驚蟄)’절기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잡는 시기이기도 하다. 농기구를 하나하나 정성스레 손질하고, 밭에 불도 놓아 재거름을 만들고 그러면서 정결한 마음가짐을 다진다. 그리고 다음해 농사를 짓기 위하여 겨우내 소중히 보관해 놓았던 종자를 꺼내어 파종할 준비를 하고, 지난해의 황금수확에 다시한번 감사드리면서 올해 농사에도 풍요로움이 다시 오기를 간절히 기도하기도 한다.

우리는 농사의 시작에 앞서 정결한 마음가짐을 다지고 꼼꼼한 준비 과정을 거치며 시작의 과정에서부터 정성을 담으려 했던 농부의 마음을 보며 선조의 지혜를 배울 수 있고,우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기도 하다.

우리들 삶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요즈음이 우리 인생에 있어 많은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를 입학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공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기 시작하는 출발시점이기도 하고,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새학년·새학기·진학, 그리고 학교를 졸업하고 새롭게 직장에 입사한 새내기들에게는 본격적인 사회생활이 시작되는 시기 이기도하며, 그밖에도 사회구성원 전반에 걸쳐 새로운 분위기에서 새출발을 하려는 마음을 다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큰 일이라도 그 첫 시작은 작은 일부터 비롯된다는 말로 처음부터 좋은 결과가 따르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열심히 한 사람만이 좋은 결실을 거둘수 있다는 말이다.

이제 우수(雨水)가 지나고 경칩(驚蟄)이 도래되어. 농부들에게는 본격적인 영농이 시작 됐고, 한편으로 국가적으로는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을 하여 온 국민들이 희망찬 기대에 차 있기도 하다.

새로운 시작의 달 3월을 맞이하여 우리는 선조들이 보여준 지혜를 본받아 이 시기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본다. 누구든지 일을 시작할 때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꿈을 꾸듯이, 좋은 결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마치 가을의 황금벌판을 꿈꾸며 정성을 다하는 농부의 순수한 마음처럼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제 3월이 왔으니 남쪽의 보리밭에서 파란 새싹이 봄의 통신을 보내올 것이고, 유채밭에서도 노란 꽃눈 소식을 빠르게 보내올 것이다.

또한 3월은 조화와 화합을 상징하는‘3’이라는 숫자도 들어갔고,‘March’행진한다는 이름도 가졌으니,3월에는 좋은 일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앞으로 계속하여 좋은 일만 있는 3월이 되었으면 한다.

<김문규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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