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 봄의 불청객 ‘춘곤증’
94. 봄의 불청객 ‘춘곤증’
  • 김상기기자
  • 승인 2013.03.0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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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곤증 예방체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사무실 자리에만 앉으면 졸려서 고민이다. 오늘도 몽롱한 상태로 꾸벅꾸벅 졸다가 정시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늦어졌다. 분명히 어젯밤에도 일찍 잤다고 생각하는데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으면 저절로 눈이 감겨 괜히 커피만 계속 마시게 된다. 커피를 많이 마시니 밤에는 오히려 잠도 설치고, 그 다음날 더 헤매는 악순환이 반복돼 괜스레 만사가 피곤하고 귀찮다. 원광대학병원 가정의학과 한아름 교수로부터 봄철 나른한 피로감, 졸음, 집중력 저하, 권태감, 식욕 부진, 소화불량 등을 유발하는 춘곤증에 대해 알아보자.

▲증상 및 원인

남쪽에서는 매화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릴 정도로 매섭던 추위가 한풀 꺾였다. 봄이 오면서 꽃과 봄바람을 얻었지만 괜스레 졸려오는 ‘춘곤증’이라는 불청객까지 함께 찾아왔다. 잠이 쏟아지면서 정신이 몽롱해지고 식욕 부진을 나타내는 증상을 ‘춘곤증’이라고 부른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해가 길어지면서 겨울보다 활동량이 증가하는 과정에서 인체 내부의 혈류량과 세로토닌 등의 호르몬 변화에 몸이 재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춘곤증이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환경 바뀌는 3월 스트레스 가중 체력 저하

졸음은 단순히 현재 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의 결여로 인해 나타나기도 하지만 계절과 기온의 변화에 체내가 적응하지 못한 결과일 수도 있다. 특히 3월은 만물이 소생할 뿐만 아니라 시기적으로 주변의 환경이 많이 바뀌는 시점이다. 학생들은 방학이 끝난 후 학교나 학년이 바뀔 것이고, 직장인들에게도 전년도를 정리하고 올해 업무를 워밍업하던 1~2월이 지나 본격적으로 올해의 실적을 올리기 위한 활동이 시작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스트레스가 점점 가중되고 예민해지면서 체력이 떨어지면 춘곤증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춘곤증 극복하려면

봄이 되면 일상 신체활동 및 업무량이 늘어나 에너지와 각종 영양소의 요구량도 증가하게 마련.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무렵 신선한 봄나물을 많이 찾게 되는 이유도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연스런 현상이다.

영양의 부족을 염려해 식사량만 늘린다고 영양소의 균등한 섭취가 이뤄지긴 어렵다. 이는 오히려 칼로리 과잉에 따른 부작용만 증가할 뿐이다.

이때는 식사 시 적은 양으로도 몸이 필요로 하는 각종 영양소가 충분히 섭취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특히 비타민 B1과 C가 풍부한 음식이 필요하다. 비타민 B1이 많은 음식은 정제되지 않은 곡류, 콩, 견과류, 간, 육류, 우유, 계란 등이다. 또한 비타민 C는 냉이, 달래, 돌나물, 미나리, 씀바귀, 유채 등의 봄나물과 키위, 딸기, 감귤류, 브로콜리, 토마토, 감자 등에 많이 들어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침을 거르게 되면 피로감을 더욱 쉽게 느낄 수 있고, 점심 또는 저녁 때 과식으로 이어져 식곤증까지 겹치기 쉬우므로 춘곤증을 겪기 쉬운 봄철에는 가능한 한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게 좋다.

아침 식사로 좋은 것은 항산화 물질이 가득한 야채 스프나 야채 쥬스다. 굳이 고르자면 양배추, 브로콜리, 토마토, 당근 등 익혀 먹으면 더 좋은 채소들을 소량의 물과 함께 10분 정도 익혀 매실청을 조금 넣고 갈아 마시는 방법도 있다. 번거로우면 양배추와 사과, 당근과 사과 등 야채와 과일을 짝지어 갈아 마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한 충분한 수면이 필요하다. 수면시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하품을 하거나 졸음이 쏟아진다면 수면의 질을 한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음주 후 수면이나 오후 동안의 과다한 카페인 섭취 후 수면, 저녁 과식 후 수면은 수면의 질을 떨어뜨린다. 수면 중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증상 또한 숙면을 방해한다. 이러한 가벼운 수면장애 조차도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 회복을 방해해 낮 시간에 졸림이나 컨디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원광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한아름 교수

춘곤증은 적절한 식이요법과 가벼운 운동 및 숙면으로도 어느 정도는 예방할 수 있다. 제철 야채와 돼지고기와 닭의 살코기, 달걀흰자 등의 질 좋은 단백질로 식이요법을 하고, 20-30분 정도의 유산소 운동으로 신체 대사를 원활하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점심 식후 커피 대신 10분 내외의 짧은 낮잠이 춘곤증에는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생활 요법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양방이나 한방을 통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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