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536>밭이 참으로 묘하구나
가루지기 <536>밭이 참으로 묘하구나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3.03.04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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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옹녀의 전성시대 <14>

사내의 연장에 밭고랑을 부벼대던 옹녀 년이 사내의 가슴을 핥다가 손을 슬며시 내려 고개를 숙이고 있는 연장을 밭고랑 사이에 집어넣었다. 제 스스로 찾아들지는 못하지만, 손의 도움을 받으면 고랑사

이로 들어갈 것을 계집은 알고 있었다.

“어찌어찌 들어가기는 했다만, 괜한 헛수고를 네가 하고 있구나.”

이생원이 쓰게 웃었다. 안깐힘을 다하는 계집이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한 것이었다.

“이날 이때껏 이년이 헛수고럴 헌 일언 없구만요. 두고 보시씨요. 쪼깨만 있으면 생원 나리의 물건이 벌떡 슬 것인깨요. 어뜨요?

쟁기날을 깔짝깔짝헌깨 기분이 괜찮소?”

옹녀 년이 사내의 물건을 맨 잇몸의 늙은 할미가 잘 익은 물외를 한 입 베어 물듯이 물고는 갉작거렸다.

그 순간이었다. 사내가 어? 어? 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리고 그 순간 옹녀는 제 살집을 슬며시 채우고 덤비는 사내의 연장을 느꼈다.

“어뜻소? 살아났제라? 인자넌 생원 나리가 우로 올라갈라요?”

“흐참, 신통허고 신통허구나. 암, 내가 올라가야제. 사내가 어찌 계집 밑에 깔려서 일얼 치룬단 말이더냐? 밭언 사내가 갈아야제.”

이생원이 서둘러 옹녀를 옆으로 밀어냈다.

천장을 향해 반듯이 누우며 옹녀가 사내를 말렸다.

“서나서나 허씨요. 시월이 좀 묵는 것도 아니고, 소금뎅이가 쉴 리도 없소.”

“이놈이 또 죽을까, 고개를 숙일까 걱정이 되어 그런다.”

“호호호, 그놈이 이 년의 속살맛을 알았는디, 그리허망하게 죽을리가 있소? 그놈은 인자 독안에 든 쥐구만요. 이년이 죽으라고 허기 전에는 안 죽을 것이구만요.”

“그래만 준담사 내가 너를 보살님으로 모시마. 흐흐참, 거 신통방통하구나. 그 밭이 참으로 묘하구나. 쟁기날을 집어넣자 몇 번 깔짝이는 것 같았는데, 날이 번쩍 일어서지를 않느냐?”

이생원이 의기양양한 제 연장을 손으로 잡고 들여다 보며 흐흐거렸다.

“이년언 잘 모르요만, 사내덜이 그럽디다. 이 년의 밭고랑 수렁 속에 수백 마리의 거시랑이가 사는갑다고라. 꾸물꾸물허는 것이 꼭 그 짝이라고라. 허니, 사내들의 부실헌 연장이 안 일어설 수가 없다고라.”

“네가 참으로 요녀로구나. 내 오입도 제법 하고 다녔다만, 너같은 년은 처음이구나.”:

“그래서 이년이 목얼 걸겄다고 안 했소? 연장을 세웠으면 어서 밭을 갈아보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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