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과 인기
공약과 인기
  • 나종우
  • 승인 2013.02.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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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취임식이 끝나고 드디어 박근혜정부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치열했던 선거전과 그 이후 여러 가지 과정들의 어수선한 상황들이 이제는 서서히 새롭게 열린 세계속에서 정리되어지고 있는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 모두는 나름대로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자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시대가 열릴 때까지는 어느 시대이건 진통이 따르지만 일단 그 진통이 새로운 시대로 막을 내리면 모두가 하나 되어 새 꿈을 함께 일구어간 저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기에 지난 선거에서 어느 쪽에 표를 던졌던 간에 지금 국민들의 마음속에는 나라가 정말 잘 되어야 한다는 여망으로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대감을 훼손 할 정도는 아니다. 이제 이러한 국민의 기대감에 어떻게 부응 할 것인가의 고민과 실천이 과제로 등장했다.

박대통령은 모든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세우겠다고 강조하였다. 『서경(書經)』에 보면 정치의 목적은 백성을 잘기르는데(편안하게 한다)있다고 하였다. (政在養民) 그렇다 정치란 우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일일 것이다. 편안하면 그것이 행복이다.

지난 선거에서 승리 할 수 있었던 것은 여하튼 국민의 마음(民心)을 얻었기 때문이다. 『대학(大學)』에 보면 민심을 얻게 되면 나라를 얻게 되고, 민심을 잃으면 나라를 잃게 된다.(得衆則得國, 失衆則失國)고 하였다. 요즘 말로 하면 민심을 얻으면 대권을 잡을 수 있고, 민심을 잃으면 대권도 잃게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계속적으로 민심을 얻기에는 하나의 딜레마(dilemma)가 도사리고 있다. 바로 「민심과 인기」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두 가지가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대권을 잡기까지에 후보자는 짧은 기간에 대중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인기(어떤 대상에 대하여 쏠리는 사람들의 평판)를 의식한 발언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더러 있을 수 있다.

여하튼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공약이라는 인기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니까 후보자 시절에는 용장(勇將)의 모습으로 승리를 위한 전략 전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발언들을 국민들이 모두 인기발언으로 치부할 수준은 아니기에 표를 던졌다. 문제는 대통령으로 취임 한 뒤로는 정확한 민심을 헤아려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가야 하는 과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이제부터는 용장(勇將)에서 지장(智將)의 모습으로 바뀌어 나가야 된다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은 이 방법으로 소통(疏通)이라는 단어를 꼽았다. 그렇다면 소통이 잘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어떤 문제를 풀어나가지 않을 때 불통(不通)이라는 표현을 쓰는 수도 있다.

여기에서 소통에 대하여 하나의 예를 들어 보려고 한다. 지휘자 없이 연주하는 전설의 오케스트라 ‘오르페우스 채임버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다. 그들은 1978년 처음으로 카네기 홀에서 콘서트를 열은 이후로 30여년간 음악공동체의 전설이 되었다. 그들이 지휘자 없이 성공 할 수 있었던 비결은 의사소통에 있었다. 단원들은 말하기를 “지휘자가 있는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들의 역할은 수동적이다. 지휘자가 원하는 일을 하고 그 사람의 관심을 실현시키는 것이다. 오르페우스에서는 모든 사람들의 역할이 능동적이다. 음악에 대한 개개인의 생각을 듣고 함께 고민하고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서로의 생각을 듣고 나누는 개방적인 태도를 갖는 것, 그것은 우리들에 맡겨진 책임중의 하나이다.” 오르페우스의 하비 세이프터(Harvey Seifter)단장은 많은 목소리로 하나의 조화를 창조해 낼 수 있는 이유를 ‘상호존중’에서 찾는다.

이번 각료들의 인선을 보면서 비교적 각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을 해온 전문가들을 많이 발탁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제 그들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와 존중, 그리고 국민들의 신뢰와 존중이 우선은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리고 소통을 위해서 한 가지 더 짚어본다면,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되 약자들의 이야기, 소외되었다고 생각하는 지역의 이야기에 우선 귀를 기울이고 신뢰를 쌓아야 된다는 것이다.

우리 전북의 경우는 대통령의 이 지역에 대한 공약이 시대의 인기 발언이 아니고 신뢰회복의 신호탄으로 지켜질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그리고 5년후 덕장(德將)의 아름다운 모습을 미리 그려본다.

<나종우(원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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