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왜 흥미를 못느끼나
수학, 왜 흥미를 못느끼나
  • 승인 2013.02.2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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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학성적과 가정의 생활정도와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일찍부터 짐작은 했지만 실제로 이런 내용들이 연구 보고서로 나오니 심각한 생각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만 아니리라. 흔히 학부모 입장에서 수학은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과로 풀이된다. 그래서 많은 문제를 풀고 남보다 빨리 배우기만 하면 더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는 교과로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생각은 수학교육이 지향해야 할 바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수학교육의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이른바 학부모 수학교실이 이러한 변화를 대표한다. 이는 올바른 수학교육의 방향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학부모가 자녀의 수학학습을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이다. 특히 2013년은 새롭게 개정된 초등학교 수학교과서가 적용되는 첫 해이다. 초등학교 수학 국정도서 편찬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은 새로운 초등학교 수학교과서의 변화 내용에 대한 안내와 자녀의 올바른 수학학습법을 전달하기 위해 2012년 12월부터 2개월간 약 7천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부모 수학교실을 운영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함께 전국 4개 권역별 학부모 수학강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별 초등학교 교과서 학부모 설명회, 학교 현장으로 찾아가는 학부모 수학교실 등을 통해 수학교육의 변화에 대한 학부모의 공감대를 확산시켜 왔다. 최근 세종시 연기군 도원초등학교에서 진행된 학부모 대상 초등학교 교과서 설명회에는 100여 명의 학부모와 학생들이 참여하였으며, 국어와 통합교과, 수학 교과서 등 2013년 개정되는 교과서에 대해 학부모에게 설명하고, 이들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게끔 개정된 수학교과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수학 공부를 하는 의미를 알려주는 것에 목적을 둔 개정 교과서는 기존의 결과 중심에서 스토리를 넣어 그 의미와 과정을 생각할 수 있게 만든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수학교과서 강사로 참여한 교사들은 수학은 실체 없는 이야기와 추상화된 기호로 구성된 학문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조 자체에서 학생들의 흥미가 떨어진다면서 기존 교과서에 비해 20% 정도 학습 내용을 줄인 개정교과서는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덜어주고, 수학적 창의성과 사고과정을 키울 수 있는 활동을 채워 구성하였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학교의 공지사항을 통해 설명회를 알게 되었다면서 특히 수학교과서의 변화에 관심이 많다. 아이들이 수학을 싫어하는데 왜 싫어하는지, 앞으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칠 때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또한 개정된 교과서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수학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된다면서도 아직은 개정된 교과서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주변에서도 아는 경우가 많이 없어서 아쉽다며 개정된 수학교과서에 대한 홍보를 당부하기도 하였다. 아이와 함께 설명회장을 찾은 또 다른 학부모는 기존의 수학 교과서는 아이들이 배우기엔 조금 어려운 내용이 많았다면서 개정된 교과서는 아이들의 사고 수준에 맞춰 변화하였고, 실생활에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바뀌어서 아이들이 더 친근하게 수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다.

설명회를 듣던 한 초등학생은 새로 바뀌는 교과서는 그림도 많고, 내용도 재미있어 보여서 새로운 학기가 기대된다면서 재미없던 수학이 재미있어질 것 같다고 개정된 수학교과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보고 고민하며 수학 문제를 풀 때, 진정한 수학의 의미를 알게 된다. 하지만 학생에게 수학을 풀이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고, 일상생활에서 즐겁게 수학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학부모의 일이다. 학부모가 수학 교과서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했을 때, 학생들은 '궁금증을 함께 나누는' 수학을 필요로 하지 않을까

수학만큼 학생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는 학문도 없을 것이다.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은 문제 하나에 희열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은 학교에서 선생님의 수업을 듣는 것만으로도 곤욕스러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수학을 싫어하는 학생들은 왜 수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수학을 학문으로만 접근할 경우 쉽게 관심을 갖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아무튼 이제는 초등교육부터 고등교육에 이르기까지 다변화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정책에서 수학의 교육도 새롭게 정립해야 될 때가 온 것 같다.

<이학박사 김인수, 전북대학교자연과학대학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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