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생활속에 있다
수학은 생활속에 있다
  • 김인수
  • 승인 2013.02.14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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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학을 어렵고 복잡하게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흥미도 자연스럽게 떨어지게 되고, 성적도 잘 나오지 않게 된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12년 동안 수학을 배우면서도 수학을 왜 배우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그저, 수학은 입시를 위한 하나의 과목일 뿐이다. 하지만 수학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학문 중의 하나이다. 슈퍼마켓에 가서 상품을 계산할 때 사용되는 신용카드 속에도 아름다운 황금비가 숨어 있고, 그 상품의 정보를 검은 막대와 흰 막대 그리고 숫자로 담고 있는 바코드도 수학의 일종이다.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수학이다. 고대 그리스, 이집트와 같이 일찍이 문명을 꽃피웠던 시기에 수학은 농업과 천문관측, 토목 공사 등에 활용되었다. 수학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경제, 금융,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수학이 필요하고,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문제의 답을 찾는 다양한 과정을 고민하면서 생각의 크기를 넓히고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수학을 단순히 공식 암기와 반복된 문제 풀이를 하는 과목이 아닌, 생각의 힘을 키우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과목으로 만들기 위해 변화를 시작했다. 그 첫걸음이 바로 수학교육 선진화이다.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에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배우는 수학, 더불어 함께하는 수학이라는 3가지의 추진 방향을 담았다. 수학교육 선진화는 수학이 단순히 학생들의 서열을 매기기 위해 가장 적합한 입시 도구로서의 교과목이 아닌, 지식정보화 시대에서 창의적 인재와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시민을 기르기에 가장 적합한 교과목으로 인식을 전환하고 더 나아가 수학 교과 본연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에 그 의미를 두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은 교과서와 교실 수업의 변화를 꾀하고, 수학 평가 방법이 변화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학생들의 자기주도 수학학습이 가능하도록 지원해 주는 사이트(EBS Math)를 구축,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수학클리닉과 학부모 수학교실 운영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수학교육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국정도서로 개발되는 초등학교 수학교과서의 경우, 스토리텔링 방식을 가미하여 변화를 모색하였다. 또한 학생들이 공부하는 수학수업의 변화를 위해, 전국 32개교 선진수학교실 운영학교로 지정하였고, 이 학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교구와 공학적 도구를 활용한 선진수학수업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수학교육의 변화를 위해 수학교사의 역량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 특히 선진수학교실의 경우 수학교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을 지원하여 학교 특성에 적합한 수학수업의 모습을 만들도록 하고 있으며, 국제수학교육대회 교사연수 등 수학교사 연수를 실시하여 수학교사만의 전문성 신장을 지원하고 있다. 더 나아가 평가 방법을 변화하도록,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대한 도달 정도를 평가하는 성취평가제를 실시하고 학습한 내용과 사고 과정이 평가받는 제도가 학교에 정착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의 수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이 높이기 위해 수학클리닉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부모를 대상으로 수학교실과 수학캠프를 운영하여 학부모들의 수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용되는 자료는 학부모와 학생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자기주도 수학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EBS, 한국과학창의재단, 시도교육청이 공동으로 EBS Math라는 자기주도 수학학습 지원 사이트를 구축 운영할 예정이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수학 학습 콘텐츠를 개발, 인터넷을 통해 무료로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수학에 대한 흥미와 필요성을 증대시켜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사교육 부담을 완화시켜줄 수 있어 학부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학교육이 선진화되기 위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지속적인 과제연구 수행을 위한 전담체제를 강화하고, 학부모를 학생, 학교와 함께 수학교육의 주체로 인식하고 협력 관계를 유지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 외에도 자율적인 교사들의 모임에 대한 지원 확대와 인프라 구축도 앞으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2012년은 수학교육 선진화 추진의 첫 해였다. 수학교육과 관련된 많은 정책 연구들이 수행 중에 있으며,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혼란스러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앞으로 수학이 단순히 평가에 있어 중요한 교과목이 아닌, 상상력을 키우고 이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첫 걸음을 내 딘 해이기도 하다. 결국 수학교육 선진화의 궁극적인 목표는 다른 과목과의 융합을 통해 호기심과 흥미를 더하고, 문제 풀이보다는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학습량을 덜어내며, 일상생활과의 연계를 통해 활용성을 높이고, 스스로 공부하면서 수학에 대한 생각을 주위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학박사 김인수, 전북대학교자연과학대학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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