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대답하는 아이들
말대답하는 아이들
  • 문창룡
  • 승인 2013.02.1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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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말대답을 하면 기분이 좋지 않다. 매사에 뾰로통해지고 툭하면 말대답을 하는 아이가 좋을 리 없다. 말대답을 막으려고 타이르면 아이가 오히려 숨도 쉬지 않고 자기 말만 쏟아낸다. 이럴 땐 화가 난다. 어렸을 적엔 고분고분하던 아이에게서 이렇게 어이없는 일을 당하고 나면 기운이 빠지고 당황스럽다. 옷 입는 것, 먹는 음식,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것, 휴대폰 사용, 학교생활,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것이 없다. 사춘기가 시작되면 정도가 심해진다.

하지만 아이들의 자아정체성이 형성되면서 변해가는 특성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이해가 된다. 이때 아이들은 부모의 생각과 다르게 생각되어지는 자기만의 판단 기준이 형성된다. 어린 시절에는 말없이 부모의 말을 수용하던 아이였을지라도 이 시기가 되면 자기가 틀린 말을 하는 줄 알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며 관철시키려 한다.

이러한 아이를 두고 부모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 고민이다. 대드는 아이의 말과 행동에 일일이 반박하며 대응할 논리도 부족하다. 상황 자체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꾸짖고 설득하려들면 아이와 문제가 커진다. 말대답은 더욱 빈번해지고 결국 대드는 사태에까지 직면하게 된다. 야단을 해야 할까? 받아주어야 할까? 고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부모들의 42.2%가 거의 매일 화를 낸다고 조사한 통계가 있다.

말대답하는 아이의 버릇을 고쳐주고 싶다면 아이의 말대답에 반응하지 말아야 한다. 말대답을 꾸짖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뿐더러 그 자체가 아이를 비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말대답을 그치기는커녕 더욱 드세게 말대꾸를 할 것이 뻔하다.

“책상 정리 좀 할래?” “내가 알아서 할께.” “네가 알아서 하긴. 항상 그 모양이야.” “방이 좀 더러울 수도 있지. 치, 엄마 기분대로야.” “말버릇 좀 봐라.” “내가 그렇게 잘못한 거야?” “그만 좀 해.” “엄마도 나한테 지금 계속하고 있거든.” “제발 말 좀 들어.” “엄마도 내 말 좀 들어줘.” 이러한 대화는 끝없이 진행될 것이다. 처음부터 답이 안 나오는 대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가 다소 자기중심적이고 매사에 말대답을 하더라도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어야 한다. 아이의 말에 반박할 필요도 없다. 부모의 논리로 아이를 설득할 필요도 없다. “네 말도 맞아.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서는 네가 양보해 주었으면 하는데 안 될까?”라고 말하며 아이와 타협점을 찾아내야 한다.

부모가 강압적일수록 아이는 자존감에 상처를 입는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아이는 부모의 말이 옳은 줄 알면서도 잘 받아들이지 않는다. 부모가 노력해도 아이가 말대답을 계속하면 “서로 좀 더 생각해보고 다음에 이야기하도록 하자.”라고 대화를 매듭짓는 것이 낫다.

특히 사춘기에는 시각(視覺)에 민감해진다. TV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처럼 예쁘고 날씬한 것이 동경의 대상이 된다. 못생기고 뚱뚱한 것을 배척하고 자기 자신도 외모를 통해 인정받고 싶어한다. 당연히 외모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러한 아이들에게 “외모는 다 쓸모없는 거란다.”와 같은 식으로 부모가 대응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다이어트에 대한 고민과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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