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504>음기가 하늘얼 찌를만큼
가루지기 <504>음기가 하늘얼 찌를만큼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3.02.07 1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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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상견례 <75>

“내가 본깨 임자넌 음기가 하늘얼 찌를만큼 강헌 여자드만. 시방꺼정언 그 음기럴 제대로 풀어주는 사내가 없었겄제. 임자넌 사내넌 생각지도 않고 자네의 욕심얼 풀라고 했을 것이고, 그러다보니까 사내의 진기럴 다 뽑아 묵었겄제.”

“헌디, 시방언 서방님이 음기럴 다 풀어준깨 다른 사내의 진기럴 다 빨지넌 않는다는 말씸이제요?”

“조선비럴 보면 알겄제? 임자허고 방사럴 허고도 살아있으면 내 말이 맞는 것이제.”

“허면 반병신만 맹글끄라우?”

“어뜨케?”

강쇠 놈이 귀를 쫑긋했다. 명색이 마누라인데, 마누라와 방사를 한 사내가 고태골로 갔다면 제 놈으로서도 기분이 좋을 것도 없었다. 조선비에 대한 섭섭함이야 가슴에 멍울로 맺혀있지만, 다리 하나가 작신 부러지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제 년하고 살방아를 찧은 사내들마다 고태골로 갔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는데, 조금 전 방사에서 한 식경이나 정신을 놓고 있는 옹녀 년을 보면서 어쩌면 자신이 계집의 음기를 풀어주었기 때문예 다른 사내들도 무사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던 것이었다. 반병신만 반들겠다는 옹녀 년의 말에도 분명 꼬타리는 있을 것이었다.

“살방애넌 찧되 방사넌 못허게 허면 되겄제요. 허면 조선비넌 애만 알탕갈탕 닳다가 제풀에 지칠 것이 아니요. 설령 방사를 헌다고해도 사내의 진기를 이년이 다 빨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니요.”

“그것이 맘대로 되든가?”

“조선비 일언 이년헌테 ?겨보씨요. 잘 허면 우리 두 입 일년 묵을 양석언 구헐 수 있을지도 모르겄소.”

“나넌 임자만 믿네. 조선비 일이 끝나면 내가 나섬세.”

“참, 마천 삼거리 주모가 찾아오면 이녁언 병이 들어 꼼짝얼 못허는체, 얼굴얼 비치지 마씨요이.”

“건 또 먼 소린가? 병든 체허다니?”

“이년이 주모헌테 그리 말했소. 글고, 주모가 이녁얼 보면 환장허고 뎀빌 것이요. 임자 물건에 정신이 홰까닥 갔습디다.”

“그랬을 것이구만. 우리가 비록 바우우에서 찬물 한 그럭도 못 떠놓고 서방각시허자고 약조럴 했지만, 서로간에 넘의 살 탐허는 것언 상관허지 말기로 허세.”

“긍깨 멋이냐? 이녁도 주모허고 살방애럴 찔수도 있다는 말씸이제요?”

“그런 맴이 아니라면 보개피럴 헌다는 핑게넌 댔제만, 임자헌테 어찌 조선비 일얼 부탁허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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