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502>그만헙시다, 그만
가루지기<502>그만헙시다, 그만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3.02.06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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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상견례 <73>

“그걸 인자 알았는가?”

“이녁얼 부처님처럼 뫼시고 살라요. 요놈얼 보살님처럼 섬김서 살라요.”

옹녀 년이 강쇠 놈의 물건을 쥐었다가 쓰다듬었다가 위 아래로 흔들어보며 콧소리를 냈다.

“그것이 언제꺼정일지 몰라도 고맙구먼.”

강쇠 놈이 계집의 가슴에서 배시시 일어서는 앵두알을 입술로 물고 혀끝으로 가지고 놀다가 앵두씨가 빠지도록 입안으로 빨아들이며 아랫녁을 깝죽거리자 옹녀 년이 입을 쩍벌리며 숨을 할딱거리다가 나 죽소, 나 죽소, 그만 헙시다, 그만, 하고 울음반으로 애원했다.

“아니구만. 실퍽허게 혀뿐져야 다른 사내 생각이 안 나제. 참소,

참소. 극락이 문전인디, 예서 말 수는 없잖은가.”

강쇠 놈이 계집을 안아 빙글 돌려놓고 숫돼지가 암퇘지 타는 시늉으로 아랫녁을 착 붙이고 어으어으 소리를 내며 뒷북을 치자 계집이 그렁그렁 암내 난 암퇘지 소리를 내더니, 느닷없이 확 속에서 푸르륵 버들피리 소리를 냈다.

“이것이 시방 먼 소리당가?”

강쇠 놈이 북채를 한번 쿵 하고 내려치고는 물었다.

“모르겄소. 하도 다급헌깨 앞방구가 나와뿌렀는갑소. 시방꺼정 그런 일이 없었는디, 아무리 옹골진 방사를 해도 앞방구넌 안 나왔는디, 요상시럽소.”

“흐흐, 임자가 참으로 별시런 여잘세. 내가 숱헌 계집얼 품었제만, 앞구녕으로 방구를 뀌는 여자는 또 첨일쎄.”

윗북치기가 시들해진 강쇠 놈이 이번에는 계집을 옆으로 절반만 눕히고 다리 하나를 휘감은 채 지랄병 난 놈 뻐르적거리듯이 한 다리로 버티면서 옆치기를 했다.

“하이고, 나 죽겄소, 서방님. 이년얼 아예 쥑여뿌릴라요? 그만헙시다, 그만. 내가 참말로 숨이 꼴깍 넘어갈 것 같소.”

“내가 얼매 못 살았어도 살방애 찧다가 계집이 죽었다는 소리는 못 들었구만. 다른 계집들도 글드구만. 죽은체끼 있다가 뽀시시 살아나덩구만. 임자도 한번 죽어보라고. 시방꺼정이야 사내다운 사내를 못 만나 변변히 죽어보기나 했겄는가?”

계집이 죽는 소리를 내건 말건 강쇠 놈이 뒷북을 치다가 옆치기를 하다가 계집의 두 다리를 어깨 위에 걸쳐놓고 윗치기를 하다가, 계집의 숨이 꺽꺽 막히면서 온 몸이 사시나무 떨듯이 떨어대는 것을 보며 낄낄낄 웃다가, 계집의 아랫녁으로 제 놈의 물건이 아예 송두리채 뽑혀들어갈 것같은 어느 순간 토끼 암수놈이 씨받이를 하는 식으로 엉덩이를 스무나믄 번이나 깝죽거렸다.

그런 어느 순간이었다. 아으으으, 하는 비명이 문풍지를 울리더니, 옹녀 년의 고개가 한 쪽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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