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501>방아고를 몇 번 꿈틀거리다가
가루지기 <501>방아고를 몇 번 꿈틀거리다가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3.02.0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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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상견례 <72>

옹녀 년이 소피라도 마려운 듯 급한 걸음으로 들어오자 사추리에 손을 넣어 제 물건을 만지작거리고 있던 강쇠 놈이 눈만 흘끔 뜨고 바라보았다.

“사정 얘기넌 낭중에 듣고 얼렁 한번 안아주씨요.”

옹녀 년이 허겁지겁 강쇠 놈의 아랫도리를 타고 앉았다. 주인 놈의 손을타서 이미 부풀대로 부푼 거시기 놈이 안 그래도 목메이게 기다렸다는 듯이 제 집을 찾아 망설임도 없이 들어갔다.

계집이 저 혼자 쿵덕방아를 찧다가 앞으로 덜퍽 엎으러져 사내의 가슴을 핥다가 뒤로 벌렁 젖혀져 아흐아흐 비명을 내지르다가 사내가 어? 어? 할 사이도 없이 눈을 하얗게 치켜 뜨고 사내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죽은 듯이 엎으러져 버렸다.

엉겹결에 방사를 한 강쇠 놈이 아무래도 계집이 조선비놈과 아랫녁 송사를 벌였는데, 그것이 간에 기별도 안 갔던 모양이라고 짐작하며 씩 웃었다.

“미안시럽소. 서방님의 맴이 어쩐가도 모르고, 나 혼자 살방애럴 찧었는갑소.”

한참만에 고개를 들고 눈을 뜬 옹녀 년이 그제서야 실퍽한지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어찌된겨? 조선비놈과 먼 일이 없었던겨? 그놈도 살방애라면 제법 찔 중 아는디.”

강쇠 놈이 방아고를 몇 번 꿈틀거리며 말했다.

“말도 마씨요. 어찌어찌 일판얼 벌이기넌 했는디, 세상에 그런 약골도 없습디다. 물건얼 확에 가두고 아랫녁에 심얼 팍 준깨로 빼도 박도 못헙디다.”

옹녀 년이 방아확을 움죽거리며 대꾸했다.

“흐흐흐, 임자가 장난얼 쳤는갑만.”

“오널로다 고태골로 보낼 것언 없잖소.”

“흐긴, 그려. 그 놈도 살라고 나왔는디.”

“두 돈짜리 금가락지럴 줍디다.”

“흐따, 그 놈이 부자넌 부잔갑구만. 제대로 일도 못했음서 금가락지럴 준 것얼 본깨.”

“맴 씀씀이가 쫌팽이넌 아닌 것 같습디다. 이년이 맘만 묵으면 돈푼깨나 뜯겄습디다.”

“이번 일언 돈이 목적이 아니라, 조선비 놈얼 혼내주는 것인깨, 그리 알라고.”

“알 겄소. 아까넌 시장헌 김에 급헌 밥얼 씹도 않고 묵었고, 새칠로 차근차근 씹음서 한번 더 헙시다.”

“임자가 원헌다면 얼매든지.”

강쇠 놈이 계집을 안아 밑으로 누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이녁겉은 남정네는 없을 것이요. 이년허고 아랫녁 맞추고 무사헌 남정네가 없었는디, 펄펄 살아있는 것도 그렇고, 허고 나서 돌아눕기도 전에 또 허자고 보채도 탱탱허니 살아나는 것얼 보면 참으로 신통방통허요, 이녁언 천하장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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