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가 서둘러 계집의 아랫배에서 내려갔다.
“사내가 그렇게 허약해서 어따 쓰겄소? 마천서 젤 부자람서 보약이라도 몇 제 잡수씨요.”
옹녀 년이 이죽거렸다.
“그런 소리 말거라. 내가 십년은 감수를 했구나. 네 물건이 참으로 기묘하구나. 내 물건을 꽉 물고 깔짝거리기만 하는데, 방사도 안 되고 빠지지도 않으니, 기겁을 했구나.”
“계집의 아랫녁만 판깨 글제요. 진기가 다 빠져서 글제요. 선비님의 꾐에 넘어가 이년언 헛공사만 했소. 재미도 없이 헛심만 썼소.”
“너는 섭섭허냐? 나넌 그 와중에도 몇 번이나 운우의 정얼 맛봤는디. 비록 방사는 못했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웠는디.“
“못 난 사내일수록 계집은 나몰라라허고, 자기 재미만 보제요. 참 싱거운 살방애 한번 찧었소.”
옹녀가 치마를 여미며 쫑알대자 조선비가 조금은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
“대낮방사라서 내가 잔뜩 긴장을 했었구나. 그래서 그리 된 것이니 섭섭타 말거라. 내가 그렇게 허망한 사내가 아니니라. 하룻밤에 열 계집도 죽일 수 있느니라. 다음에는 너를 극락구경을 시켜주마. 꼭 그럴 것이니라. 주막에는 언제까지 있을 것이냐? 내 수일내로 한번 오마.”
“일 없소. 또 헛방애만 찧그로요?”
옹녀가 매정하게 쏘아부쳐놓고 오리나무 숲을 나와 계곡으로 내려갔다.
“혹시 어디로 가드래도 주모한테 행선지는 일러놓그라.”
조선비가 고함을 질렀으나 돌아보지 않았다. 방사를 하지 않았으니, 사내가 고태골로 갈 일은 없을 것이었다. 자기 말마따나 수일내로 주막에 찾아 올 것이었다. 기기묘묘한 속살 맛을 보았으니, 그 맛을 잊지 않고 찾아올 것이었다.
“조선비하고 만리장성을 쌓은겨? 아무리 그렇드래도 넘의 일얼 거들어주로 왔으면 허는 시늉이라도 해야제. 소피보러 가서 한나절얼 꾸물대면 아깐 돈디려 사람얼 사 쓰는 나넌 어쩌라고.”
주모가 지청구를 떨었다.
“흐따, 그까짓 돈 몇 푼이나 준다고 위세요, 위세가. 돈이 그렇게 아까우면 안 주면 될 것이 아니요.”
옹녀 년도 지지 않고 대거리를 했다.
“흐따, 그년 말 뽄새허고넌. 조선비님헌테 해우채깨나 받았는갑만.”
“꽃도 안 팔았는디, 해우채는 무신 해우채럴 받는다요?”
“안 팔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