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 산악자전거 동호회
무주 산악자전거 동호회
  • 임재훈기자
  • 승인 2013.01.30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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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주 산악자전거(mountain bike) 동호회
지난해 8월 19일 오후, 해발 1천미터 남짓되는 무주군 적상산 정상에 하나둘 사이클을 탄 ‘좀비’들이 나타났다.

8월의 타는 듯한 태양아래서 무주를 출발, 도마령, 우두령, 부항령 등 인접한 영동과 김천의 6개 고개를 넘어 상승고도 3천425m, 135km의 거리를 숨가쁘게 돌아온 도로사이클 선수들이다.

모두 상급자들로 300여 명이 무주등나무운동장을 출발했으나 7시간 35분이라는 죽음의 컷오프를 통과한 선수는 140 여 명에 불과했다.

제1회 피나렐로 무주 그란폰도 대회.

이 대회는 삽시간에 각종 블로그, 카페 등에 퍼지며 사이클인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면적의 83%가 산악지대, 국립공원인 무주에 이런 코스가 개발됐다는 소식부터 대회를 유치하고 주관한 곳이 ‘무주 산악자전거 동호회’라는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참가했던 선수들은 “환상적인 코스였다”, “대회의 유치, 선수보호, 운영 등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한 경기 운영이었다”는 등 칭찬과 감동의 글들이 올라왔다.

청정 무주를 알리고 무주가 산악자전거, 도로사이클의 산실이 될 수 있슴을 확실히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대회가 끝나고 1년 여가 지난 지금, 이 코스는 도로사이클인 뿐만 아니라 산악자전거인, 오토바이크인들에게도 알려져 동호인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크로스오버코스로 거듭났다.

‘무주 산악자전거(mountain bike) 동호회(회장 박희랑)’.

2007년 박 회장이 민간전문가 영입케이스로 무주군청 마케팅팀장으로 부임하면서 결성한 무주군청 MTB 동호회가 시초가 됐다.

처음 시작할 때는 회원들이 산악자전거를 타는 방법도 몰랐다.

속에 입는 패드팬티를 마치 반바지처럼 당당하게 착용하거나 다리를 좌악벌리고 동네아저씨스타일의 라이딩을 하고, 뒷브레이크를 강력하게 당겨 좌우로 넘어졌다.

심지어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승용차와 배틀을 벌이는, 산악자전거를 이해하지 못해 생기는 어설픈 에피소드가 많았다.

5년여가 지난 지금, 회원이 40명으로 늘었다.

무주군청 MTB외 무주MTB, 적상·설천MTB 등 관내 동호인들을 규합해 하나로 묶었다.

군청직원들을 중심으로 공직자, 민간인 남녀노소로 구성된 동호회는 초보회원들을 배려해 초급자 위주의 라이딩을 주로하며 무주 구석구석을 누빈다.

취미인 라이딩만 하는 것이 아니다.

코스변 쓰레기수거, 무주 곳곳에 숨어있는 옛 마실길을 다니며 범죄예방은 물론, 군청 각 부서에 몸담고 있는 직원들은 산불예방 홍보와 축제 홍보까지 나서고 있다.

5년 여가 지나는 동안 여유와 내공이 쌓이며 취미활동을 넘어 무주홍보대사 겸 지킴이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매월 2회 이상 산악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은 건강과 화합, 홍보는 물론 무주 구석구석을 돌며 새로운 코스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박 회장은 “무주에는 한국에서 마지막 남은 미지의 코스가 즐비하다”고 귀뜸했다.

이미 잘 알려진 우름수골 코스, 문암마을 코스, 오두재 코스, 강변코스, 자연휴양림 코스 외에 약간은 거칠어 끌바(자전거를 끌고 가는)가 필요한 백두대간 마실길, 어둔산, 백운산, 적상산 등 구석구석이 코스만 잘 구성하면 산악자전거의 보고가 될 수 곳이 널려있다.

회원들이 자주 찾는 곳이 또 있다.

덕유산 국립공원 입구인 주차장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코스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립공원내에 자전거도로가 개설되어 있는 이곳은 원시림이 울창한 등산로를 따라 맑고 깨끗한 계곡이 흐르고 있어 등산은 물론 라이딩하기에도 환상적인 코스로 꼽힌다.

다만 등산객이 많이 찾는 주말엔 라이딩이 금지돼 아쉬움이 남는다.

산악을 누비며 때론 격렬하고 스키쉽이 많은 취미활동이다보니 회원들간의 정이 두터워질 수 밖에 없고 당연히(?) 커플도 탄생했다.

무주군청 오주옥(건설교통과)씨와 최용훈(방재산림과)씨.

산악자전거를 타며 가까워진 이들은 드디어 지난 2011년 결혼에 골인했다.

최 씨는 “격렬한 운동 끝에 오는 스트레스 해소와 짜릿함이 산악자전거의 매력”이라며, “아내와 함께 평생 자전거를 탈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원중엔 주강식 현 무주경찰서장도 빼놓을 수 없다.

2년 전 무주로 부임하면서 산악자전거의 매력에 빠진 주 서장은 지난해 열린 제1회 피나렐로 무주 그란폰도 대회 때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부인과 딸까지 산악자전거 매니아가 된 주 서장은 동호회의 든든한 후원자다.

무주군이 운영하는 무주구천동 사계절레저문화센터의 이동성 사무장도 힘을 보태고 있다.

박 회장과 함께 코스개발과 자전거 정비를 도맡고 있는 이 사무장은 산악자전거와 무주가 좋아 2008년 귀촌한 경우다.

거칠고 짜릿한 자전거의 매력에 빠진 이들이 하나로 모여 취미활동을 넘어선 커다란 이정표 하나를 무주에 우뚝 세우고 있다.

▲ 박희랑 회장
"제2회 대회 성공개최 만전" 

무주는 곳곳이 숨겨진 산악자전거의 보고(寶庫)들입니다.

제1회 피나렐로 무주 그란폰도 대회가 성공을 거뒀으니, 올해 2회를 준비중입니다.

500명이상이 참가하는 대규모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급자 뿐만 아니라 코스를 새로 구성해 중급자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국제대회로 확대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취미활동으로 시작했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관련 부처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생활체육협의회에도 가입해 일부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입니다.

또 우리 군에서 사계절문화센터를 운영중입니다.

이곳에 자전거 매니아들을 위한 게스트룸, 객실과 자전거정비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올해 시설 주위에 점프대, 모굴, 기물 등을 설치해 덕유산레저··바이크텔로 변경,운영할 예정입니다.

무주=임재훈기자 ljh9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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