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전인수를 탓하기 전
아전인수를 탓하기 전
  • 이한교
  • 승인 2013.01.2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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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전인수(我田引水)란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행동하거나 모든 일을 억지로 자기에게 유리하게 만들어 간다는 뜻의 고사성어이다. 요즘 전북이 타들어 가는 논에 물을 대지 못해 볼멘소리하고 있다. 경우가 아니라는 것이다. 상대의 욕심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물길을 차단한 것에 대하여 분노를 분출하지만 자기 논에 먼저 물을 대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 심성이다. 만약 이들이 자기 논에만 물을 끌어대고 남은 물을 오기로 버렸다면 몰라도 지금 남의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듯 의기소침해 할 일도 아니며, 하늘이라도 무너진 것처럼 절망하거나 그 책임을 어느 특정인에게 물어 자중지란을 일으켜서도 안 된다.

필자도 토지주택공사(LH) 통합청사와 프로야구 10구단이 전북으로 오길 학수고대했지만 안타깝게도 타지역으로 결정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금할 길 없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원인은 열정과 창의력이 뒤떨어지거나 게을러서 실패한 것이 아니다. 역대 정부의 경제성 논리와 함께 정권을 잡은 지역의 힘의 논리가 작용한 탓이다. 국가재정을 잘사는 지역에 쏟아 붓은 정부의 잘못에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북은 희망을 가지고 균형발전 차원에서 지원을 요구하지만 빈번히 실패를 보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전북은 가장 잘 사는 울산 주민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원인을 앞서 정부 정책의 잘못이라 지적했듯이 남의 탓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누구에게 책임을 묻기 전 합심하여 잃었던 희망의 끈을 찾아야 한다. 허탈감에 홀대를 받고 있다는 생각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 새로운 출구를 찾아야 한다. 실패가 무서워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지 않도록 전열을 가다듬어 1보 후퇴 2보 전진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자중지란(自中之亂)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볼썽사나운 일이다. 벌써 도지사의 3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언급을 하게 하는 것은 전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기를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분열을 조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마치 모든 책임이 도지사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필자가 보기에 최선을 다했지만 힘이 없었다. 우리 도민이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모아 갈망했다. 그러나 중과부적(衆寡不敵)이었을 뿐이다. 암탉이 타조 알을 낳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럴 때 일수로 속마음을 들키지 않도록 서로 자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 또 새로운 기회가 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까지의 실패를 거울삼아 또 다른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 중 하나가 일방적인 정당지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총선과 대선에서 특정 정당에 몰표를 줄수록 전북은 낙후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많은 사람이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전북이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정당을 감성보다 이성적으로 지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득실을 따져 균형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는 인물보다는 특정 정당을 보고 무조건 선택한 잘못이 크다. 그 결과 전북이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서로 상처를 어루만지며 도민 모두 의기투합(意氣投合)할 때이다. 자중하고 속으로만 아쉬워할 일이다. 사업 유치 실패의 원인을 특정인에게서 찾으려 다투는 사이 겨우 채워 놓은 물까지 도둑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탓하기 전 뭉쳐야 산다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따라서 지금은 전북스타일로 하나 된 도민의 힘으로 약진해야 한다. 아전인수를 탓하기 전, 지도자에게 모든 것을 기대하고 그 책임을 묻기 전, 도민 스스로 균형 있는 정당지지율 변화를 통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세상을 바꿔나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이한교<한국폴리텍대학 신기술연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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