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는 탓어도 공약(公約)의 믿음은 유효하다.
기차는 탓어도 공약(公約)의 믿음은 유효하다.
  • 나종우
  • 승인 2013.01.17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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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선거가 끝 난지 한 달이 되어간다. 그동안 여러 가지 후유증이 있었고, 이런 저런 말들도 난무했다. 그 가운데 지난해 L .H의 이전 실패와 최근의 10구단 유치 불발로 도민들은 신년 벽두부터 상실감에 젖어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선거 공약으로 내건 일부 공약이 예산이나 재원 마련 부족으로 수정이 불가피 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난 선거에서 야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던 우리 전북에서는 약간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게 되었다. 물론 기획재정부가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업무보고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공약한 306개 사업(105개 지역공약 포함) 가운데 재정 뒷받침이 필요한 225개 공약에 대한 재원 추계를 실시하고 재원 확보대책을 1월 중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는 것을 진영 대통량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밝혔다. 그렇지만 공약실천에 대한 의구심들이 솔솔 새어 나오면서 도민들도 관심은 이제 공약 실천 여부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공약(公約)의 사전적 의미는 ?‘선거 때 정당이나 입후보자가 당선된 후에 실시할 시책들을 내세우는, 유권자들과의 공적인 약속’ 이라고 되어 있다. 그렇다 공약은 유권자(국민)들과의 약속이다. 박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여러 번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지금 많은 국민들은 그렇게 할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그러나 약속을 모두 지키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하고, 이에 따라 약속을 실행하는 우선 순위가 매겨지기 마련이다.

공약과 관련한 미국에서 있었던 이야기 한 토막을 소개한다면 아이젠하워대통령시절의 일로 기억되는데(정확하지는 않다)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때 어떤 기자가 질문하기를 각하께서는 취임하시고 난 뒤 왜 공약(公約)을 지키시지 않습니까? 하고 물으니, 대답하기를 기차를 탓는데 왜 필요한가? 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영어로는 공약(公約)을 플랫포옴(platform)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는 정거장의 플랫포옴과 철자가 똑 같다. 그러니 기차 탓는데(당선되었는데) 왜 지킬 필요가 있는가라는 우스개소리였던 것이다.

그동안 우리 선거역사에서는 공약이 제대로 지켜진 것이 없었던 게 사실처럼 되었고, 어느새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되어버려서, 선거 때마다 같거나 비슷한 공약들이 계속되어 나오고 있다.

이번 18대 선거에서 여당과 박 당선인이 발표한 전북지역의 공약은 크게 12가지쯤 된다.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가 발표한 것은 새만금 동서2축 · 남북2축 도로의 개설, 동서(새만금~김천)횡단철도의 부설, 새만금신항만 물류산업복합단지 신설, 전북연구개발 특구지정 이었고, 당시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과 진영정책위의장은 기금운영본부의 소재지를 전북으로 명시한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새누리당의 전북에 대한 정책공약은 새만금과 관련하여 새만금개발청설치와 새만금특별회계설치, 미생물융복합 과학기술단지 건립, 부안군과 고창군을 연결하는 도로 및 부창대교 건설, 지리산 ·덕유산을 기반으로하는 힐링거점 조성사업, 고도익산르네상스를 위한 관련사업으로 미륵사지, 왕궁유적지,제석사지 등 특별보존지구 사업진행 및 보존 육성지구사업추진, 또한 동부내륙권(새만금~정읍~남원) 국도건설, 전북 국가식품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식품안전썬터,식품기능성평가지원쎈터 등 정부지원시설 구축하여 대한민국 최초의 ‘R&D 중심의 수출지향형식품전문 국가산업단지로 육성 등이었다.

이렇게 공약들을 나열해본 것은 도민 모두가 관심 갖고 끝까지 지켜보기 위함이다. 공약가운데 특히 당장 관심 가져 보는 것은 우선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하나는 기금운용본부의 소재지를 전북으로 명시한 연금법개정을 확실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그런데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공단 안에 있으므로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으로 이전된다는 것은 당연히 함께 오는 것을 의미하고 또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하였다. 그런데 최근에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를 나누려는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서 벌써부터 공약 실천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다음으로는 새만금에 관련해서다. 새만금 관련 공약은 공약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 연말에 새만금에 관련 된 법은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집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느냐의 문제다. 새만금 사업의 1단계는 2020년까지인데 박 당선인의 임기는 2017년까지이다. 그렇다면 집중적 투자가 이 기간에 이루어져야만 가시적 성과를 기대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거는 끝났고 당선인은 모든 국민을 행복하게 하겠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하였다. 행복이란 희망을 가질 때 생기겠지만 상실감을 가지지 않아야 희망도 가질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 전북은 역대 어느 대통령에게도 사랑(?) 받아본 일이 없다고 자조(自嘲)하는 모습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소망한다.

<나 종 우 (원광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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