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며
새해를 시작하며
  • 윤진식
  • 승인 2013.01.11 17: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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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년 한해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매년 반복되는 1년이지만 그래도 우리는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이 한해를 힘차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새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한다. 누구나 다 반복하여 맞이하는 한해이지만 이처럼 ‘새해’라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어제보다는 오늘이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보람 있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맞고 싶어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우리는 또 싫든 좋든 한 살을 더 먹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삼 삶에 대하여 회의적이고 비관적이 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어쨌든 장년이 되어 나이가 한 살씩 더 들어간다는 것은 사회의 주류에서 점점 멀어지는 일이기에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시간의 개념은 인간이 만들어내었지만 절대적 개념은 아니고 상대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기에 그 시간의 장단에 대하여 느끼는 감정은 인간마다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하루가 한 시간 같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하루가 1년 같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혹자는 세월은 연령이 증가하는 것에 비례하여 가속도가 붙어 더욱 빨리 지나간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나 나이가 들어간다고 하여 낙담하거나 비관적인 생각을 해야 하는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흐름은 사실 그렇게 우리의 삶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의 우리의 1년은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시간을 말한다. 지구는 태양에서 약 1억 5000만km 정도 떨어져 있고, 공전속도는 1초당 29.77km, 자전속도는 1초당 약 400미터에 달한다. 이처럼 지구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어마어마하게 빠른 속도로 자전과 공전을 하며 우주공간을 비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공상과학 영화에서 보았던 것처럼 지구라는 우주선을 타고 광대무변한 우주공간을 여행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닌 것이다. 지구라는 거대한 우주선에 약 70억 명이 승선하여 1년에 한 번씩 태양주위를 돌면서 본래의 자리로 귀환하는 것이다. 우리가 이렇게 무사히 태양주위를 한 바퀴 돌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면 그 여행에 대한 포상으로 빛나는 훈장을 받게 되는데 그것이 나이를 한 살 더 먹게 되는 것으로 이해를 하면 어떨까 하고 생각해본다.

이와 같은 우리의 경험과 그로 인한 삶의 혜안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기에 우리는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에 한탄을 할 이유도 없고 상실감을 느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살펴보면 나이가 많다는 것은 우주여행을 좀 더 많이 반복한 베테랑 우주여행객임을 증명하는 것이 아닌가. 존경받는 베테랑 우주 여행자로서 빛나는 훈장을 젊은 사람보다 더 많이 받은 영광의 존재라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맞는 표현일 것이다.

계사년 새해에 우리는 다시 태양계를 순환하는 지구라는 우주선에 탑승하여 다시 힘찬 출발을 하였다. 우리의 우주여행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가 태양 주위를 돌면서 쉼없이 반복하게 되는 우주여행이 80번일지 아니면 100번으로 끝이 날지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우리 각자의 여행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새롭게 출발하는 이 우주여행에서보다 많은 경험을 쌓게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 여행기간 중에 우리는 즐겁고 밝은 마음으로 여행을 할 수도 있고, 부정적 사고와 상실감으로 여행기간 내내 우울하게 여행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가급적이면 설레이는 마음으로 여행스케줄에 따라 열심히, 행복한 마음으로 여행을 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여행기간 중에 희로애락과 생로병사가 있을지라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계사년 새해에 떠나는 이 여행은 작년과는 달리 더욱 신나고 소중한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본다. 노련한 베테랑 우주조종사들은 더욱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젊은 여행객들을 지도하고 살펴주는 의미 있는 역할들에 충실하기를 바라본다. 이번 여행에는 작년 여행에서 실수한 것들, 후회스런 일들을 다시 반복하지 말고 진지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다시 올해 연말에 이 궤도에 진입하였으면 한다. 그래서 여행 결산을 할 때 2013년 계사년에 떠났던 여행이 내 삶의 기간 중에서 가장 추억에 남고 행복한 여행이었다고 회상할 수 있도록 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윤진식<공인노무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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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경 2013-01-14 11:43:30
눈물 날 만큼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