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자랑 ‘얼굴없는 천사’를 생각한다
전주의 자랑 ‘얼굴없는 천사’를 생각한다
  • 김윤덕
  • 승인 2013.01.03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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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민들은 연말연시가 되면 몸과 맘이 분주한 와중에도, 남다른 자긍심으로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수 있는 자랑거리를 선물 받는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매년 연말이면 전주의 노송동주민센터에 몰래 성금을 놓고 가는 ‘얼굴없는 천사’가 13년째 선행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얼굴없는 천사는 지난해 12월 27일 오후에 센터로 전화를 걸어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란 말만 남겼다고 한다. 그가 놓고 간 상자에는 5만원권 지폐 10묶음과 돼지저금통 등 총 5030만 4060원의 성금이 담겨있었다. 지난 2000년 초등학생을 통해 58만 여원을 전달한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보내온 성금의 합계가 3억원에 달한다. 수년 전부터 이 천사의 얼굴을 보기 위해 언론사 기자들이 인근에서 며칠씩 잠복했지만, 그때마다 모두의 시선을 피해가며 사랑의 마음만 전해주고 사라지곤 한다. 전주시는 2009년 ‘얼굴없는 천사’의 뜻을 기려 주민센터 옆 화단에 기념비를 세웠다. ‘얼굴없는 천사여.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히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

국회의원이 되고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연말과 새해 첫날을 지역구에서 보내고 싶었는데 개인적인 욕심에 머물고 말았다. 시민들과 함께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제야의 타종행사에 참여하고, 새해 첫날은 모악산에 오르며 한 해를 설계하려던 계획은 다음 해로 미룰 수밖에 없었다. 2013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12월 31일 상경했는데, 하루 밤을 지새우고 1일 새벽 동틀 무렵에야 본회의를 마쳤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처음 실시된 예산안 처리가 진통은 있었지만 여야 합의 하에 처리된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높다. 정치의 기본 정신인 ‘여야 합의’가 되살아났다는 것이다. 향후 5년간 이 같은 합의의 정신이 지속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전해진다. 하지만, 이번 국회 역시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인 12월 2일을 넘기는 늑장 처리를 되풀이했다는 점과 해를 넘긴 예산안 처리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안타까운 반성을 하게 된다.

새해 예산안은 정부가 편성한 342조5천억원(총지출 기준)에서 5천여억원 깎인 342조원으로 책정됐다. 국방비 등을 감액한 대신, 복지 및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을 중심으로 4조3천700억원이 증액됐고, 특히 총지출 기준의 30%를 복지예산으로 잡아 ‘복지예산 100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전라북도의 상황은 예년에 비해 한층 긍정적이다. 무엇보다도 국가예산 6조원 시대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국회 단계에서 1216억원이 증액돼 애초 목표한 5조8000억원을 뛰어넘었다. 올해 전북도의 국가예산은 전년(5조 5373억원)대비 3336억원이 증가한 5조 8709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는 최근 3년간 평균 2000억원이 증가했던 데 비하면, 양적으로는 1336억원 이상 순증액 된 셈이다. 국가하천 정비사업과 수리시설 개보수, 영유아보육, 무상급식, 난방비지원 부처 예산 및 정책예산 등을 추계하면 2013년 도내 국가예산은 6조 원대가 될 것이다. 특히 예년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신규 사업들이 예결소위 과정에서 증액돼 도내 SOC 및 주요 현안 사업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지역구 현안사업 차원에서도 남다른 성과를 거뒀다. 전북도-전주시와 도내 정치권의 공조로 탄소밸리 R&D 구축 사업 예산은 100억원이 증액돼 국비 390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전통문화의 창조적 활용지원사업의 일환인 ‘전통문화창조센터’ 구축사업도 올해부터 국비 20억원을 지원받아 본 궤도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전통문화창조센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소기업이나 1인 창조기업이 전통문화 원형의 소재, 기법, 디자인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제품을 개발하고 산업화할 수 있도록 제작-유통-마케팅까지 논스톱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총선 당시 공약으로 제시했던 문화서비스산업수도 추진 및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 구축 등과 연계해, 전주권 전통문화산업화는 물론 부가가치 및 일자리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특별교부세도 총 22억7천만원을 확보했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중화산동 문화관 건립 및 풍남동 위험지역 정비사업 등 지역현안 관련 특교세 9억원을 따냈고, 전주초등학교 강당 건립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 특교세 13억7,000만원을 배정받은 것이다. 전주시 완산구 지역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문화관 건립사업은 5억원을 확보해 작은 도서관과 다목적세미나실, 주민프로그램실 등을 갖추고 올 하반기에 개관할 예정이다. 4억원의 특별교부세가 배정된 전주시 완산구 풍남동 자만마을 일대는, 올 해 안에 위험지역 정비사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원도심 활성화사업 차원에서 추진된 전주초등학교 강당 건립은 이 지역 주민들의 문화활동 지원을 위해 다양한 공간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정치인은 현실적으로 얼굴없는 천사가 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 마음만큼은 진심으로 함께하며 배우고 싶다. 꾸준한 선행으로 강추위를 녹이고 이웃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얼굴없는 천사처럼, 지역현안 해결과 전북발전 도모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해마다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소식을 전해주는 얼굴없는 천사를 생각하며, 사랑과 희망을 담은 반가운 소식을 자주 건네는 지역일꾼이 되고자 다짐해본다.

김윤덕<국회의원/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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