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452>껄떡증에 침얼 질질
가루지기 <452>껄떡증에 침얼 질질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3.01.02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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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상견례 <23>

“곱소. 내 비록 많은 계집얼 만냈지만, 임자처럼 고운 계집은 보덜 못했소. 멀리서 보는 순간 내 마누라감인 줄 알아보았소.”

강쇠 놈이 말했다.

“참으로 잘 생겼소. 옥골선풍이 따로 없소. 한 눈에 내 서방님이 될 줄 알아보았소.”

옹녀 년이 슬쩍 웃음기를 흘리다가 강쇠 놈을 뒤로 슬쩍 밀쳐놓고 바지춤에서 허리끈을 풀어냈다.

“머허는가? 아무리 이녁이 색얼 탐헌다고해도 살방애넌 사내가 우에서 찧는 것이라네.”

강쇠 놈이 어느 사이 말끝을 싹둑 잘라 먹고 반말로 물었으나 계집이 들은 체도 않고 바지를 밑으로 죽 훑어내렸다.

“요 잘난 물건 좀 자세히 볼라고 그요. 나허고 살방애럴 찧고도 고태골로 안 가고 잘 살 놈인지 검사럴 헐라고 그요.”

“임자도 참, 별 씨잘데기 없는 장난얼 다허고 그러는구만. 볼라면 맘대로 보소. 으떤가? 그 놈얼 한번 본깨, 정신이 혼미해지고 사지가 벌벌 떨리는가? 임자의 거시기가 껄떡증에 침얼 질질 안 흘리는가?”

손으로 물건을 잡고 이리저리 살피는 옹녀 년을 가만히 바라보며 강쇠 놈이 씩 웃었다. 그만큼 제 놈의 물건에 자신이 있었다.

옹녀 년이 불그죽죽 닳아오른 눈빛으로 강쇠 놈의 물건을 뚫어질 듯 살피면서 입을 열었다.

“이상허게도 생겼소. 맹랑허게도 생겼소. 관아문을 지키려는지 쌍전낭을 느직허게 달고, 오군문의 군뢰던가, 냇가의 물레방아던가?

떨구덩떨구덩 끄덕이요. 송아지 말뚝인가 털고삐를 둘렀는디, 고뿔인가 쇠뿔인가, 맑은 코는 웬일이요? 내 가만히 보아허니, 요놈 성깔 보통이 아닌갑소. 홰를 내자 눈물바람이요이. 아새끼덜 병일런가, 젖은 어이 게웠으며, 제사에 썼던 숭어인가 꼬챙이 꿴 구멍이 그대로 있소. 뒷 절 뒷 방 늙은 중인지 민대가리가 끄덕이는디, 그 놈 참 예의도 바르오. 초면이라고 고개를 끄덕끄덕 인사를 허요. 고추찧던 절구댄가 검붉기는 무슨 일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헌테 붙어있소. 물방아 절구대가 쇠털고삐에 단단히 매였으니, 도망도 안 가고 살방애넌 잘 찧겄소. 이것이 정녕 내껏이란 말씸이제요? 이놈 참, 실허게도 생겼소. 탐나게도 생겼소. 어서 어서 살방애럴 찧읍시다.”

말끝에 옹녀 년이 뒤로 벌렁 드러누워 가랭이를 쩍 벌렸다.

그렇다고 덜퍽 계집의 몸 위에 몸을 얹을 강쇠 놈이 아니었다. 계집이 장난을 먼저 시작하였으니, 제 놈도 그냥 말 수는 없다는 생각이었다.

방아고를 구경시켜주었으니, 방아확을 구경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다짜고짜 옹녀 년의 두 두리를 번쩍 들어 올려 제 어깨에 턱 걸치고 가만히 들여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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