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호응하는 방법
부모의 호응하는 방법
  • 문창룡
  • 승인 2012.12.2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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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는 열정적인 초등학교 교사다. 아이의 일로 엄마와 면담을 원했다. 아이의 엄마가 학교에 왔다. A는 아이에 대하여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담임교사의 이야기를 듣던 아이의 엄마가 A의 말을 들으려 하질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담임교사를 설득하려 들었다. 엄마는 A가 이야기하는 아이에 관한 대부분의 내용들이 담임교사의 왜곡된 시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이에 대하여 A가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대화를 나누고자했던 아이의 일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A의 시각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는 것에 대해 화가 났다. 하지만, 참아야 했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이의 엄마는 자기 이야기에 대한 당위성을 주장하기 때문이었다. A는 부모와의 면담을 통해 아이의 정보를 부모에게 전하고 해결방법을 찾으려 했던 자신이 바보 같았다고 생각했다.

중학교 영어교사인 B는 며칠 전 너무나 황당한 일을 겪어야 했다. 한 아이가 수업을 집중하지 않았다. 집중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상관하지 말라고 대들었다. B는 아이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갔다. 아이는 “어쩔 거야?“라고 말했다. B는 끓어오르는 화를 꾹 참고서 아이가 지금 잘못하고 있는 것들을 조목조목 이야기해 주었다. B의 이야기가 끝나기도 전에 아이는 자리를 벌떡 일어나며 선생님에게 욕을 했다. 순간 B의 주먹이 아이를 향해 날아갔다.

“교사가 학생을 때렸어. 학교폭력이다.” 교실이 술렁거렸다. 아이는 어디론가 자신의 휴대전화로 연락을 했다. 아이의 아버지였다. 잠시 후 아이의 아버지가 학교에 왔다. B는 침착하게 아이의 아버지에게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었다. 아버지의 얼굴이 벌게졌다. 아이의 아버지는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B의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 아들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인정사정 할 것 없이 아들을 후려쳤다. “선생님에게 그럴 수가 있어!” 아버지는 아들을 호되게 꾸지라고 있었다. 술렁이던 교실은 조용해졌다. 언론에 특종으로 보도되고 교사가 징계를 받을 수 있었던 일이 아버지의 결단 있는 행동으로 아무 일이 없었던 일처럼 되었다.

우리는 두 가지 사례를 통해 아이의 사건보다는 그들 부모의 모습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부모의 태도를 비판하거나 옹호할 필요는 없다. 부모인 자는 그가 누구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 돌을 던질 만큼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앞에서 말한 두 가지 사례에서 그 아이가 부모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것을 함께 고민해 보아야 한다.

아이의 일로 상대에게 부모의 감정을 드러낼 때는 좀 더 심사숙고하여야 한다. 본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기 보다는 아이와 상대를 배려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표현을 의도적으로 해야 한다. 본인이 비록 그 분야에 최고의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아이의 말에 조금이라도 옳은 것이 있다면 인정해주고 교사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면 다소 자기와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하더라도 호응을 해주면 좋다. 아이와 교사가 이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아이와 교사는 그리 거창한 문제로 갈등을 겪지 않는다. 아이의 입이 열리고 교사의 가슴이 뜨거워지게 하는 것은 부모의 적극적인 호응임은 백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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