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選은 끝났고, 이제 우리는.....
大選은 끝났고, 이제 우리는.....
  • 박기영
  • 승인 2012.12.20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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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투표가 실시되고 그날 밤 늦은 시각에 당선자가 밝혀짐으로써 근 반여년 동안 온 나라를 들끓게 하였던 18대 대통령선거도 이제 막을 내렸다.

허나 지금 현재도 당선자를 지지하였던 쪽은 희열과 흥분에 빠져있을게고, 또 낙선자를 선택하였던 사람들은 아쉬움과 절망감으로 속을 앓고 속에 있을 게다.

허지만 이제 우리는 훗날 단지 역사적 사실의 하나로만 기록되어질 선거결과에 몰입되어 더 이상 방황하지 말고 하루 속히 소모적 열광과 개탄의 와중에서 빠져나와 평상을 되찾고 새로운 미래를 맞을 채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선거란 원래 대통령을 뽑든, 국회의원을 뽑든 혹은 민간부문의 대표자를 뽑든 간에 그것이 이른바 민주적 방식의 선택과 위임의 수단이라고 한다면 그 결과는 어차피 승자와 패자로 결론되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승자라 하여 절대적 수월성을 대변하는 것도 아니며 패자라고 해서 절대적 미흡성을 지칭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단지 선택적 결과일 뿐이니 말이다.

일별하여 보건대 이번에 치러진 대통령선거는 ‘60년대 이후 우리가 경험하였던 역대 대통령선거 중 가장 절제되고 또 진화된 선거가 아니었는가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여ㆍ야 후보자들의 선거에 임하는 자세와 행태는 모두가 신사다웠고 또 숙녀다웠다고 여겨진다. 일부 막가파적 후보자가 있긴 하였지만 토론장에서 보여준 후보자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는 모두가 예의에 어긋나지도 않았고,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 역시 우매한(?) 민중들이 보고 배울 만큼 충분히 신사다웠다. 또한 자신들의 선거운동 행태에 대하여 행여 상대방으로부터 부당성을 지적받았을 경우에는 주저 없이 사과하고 또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수범을 보이기도 하였었다. 더욱 고무적이고 또 기대되었던 바는 후보자들 모두가 자신이 집권하게 된다면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상대방의 공약과 정책까지도 수용ㆍ실천하겠다는 의지와 각오를 밝혔다는 사실이다. 더 더욱 인상적이었던 것은 개표과정 말미에 보여준 승자로 선택된 후보자의 겸손한 등장과 패자로 결론지어진 후보자의 의연한 퇴장이었다. 사실 후보자들이 표출한 그러한 태도와 행동들은 이전 대통령 선거에서는 기대할 수도 또 상상할 수도 없었던 변화된 현상들이라고 할 수 있다.

입후보자 당사자들이 성숙된(?) 모습을 보여 주어서 그런지 일반 국민들이나 시민단체라고 지칭되고 있는 집단들도 이번 선거에서만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그들에게 화답하였고 또 그들이 선택한 방향을 인정하여 주었다.

헌데 그처럼 한국의 선거행태가 오랜만에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상황에 마치 어물전 꼴뚜기처럼 일부 지각없는 구태 정치인들과 종교 관계자 그리고 어설픈 지식인들이 나서서 망동을 부려댄 것이 못내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운동자들의 행태가 구태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그렇다고 하더라도는 가관이었던 것은 잊혀져간 구정치인들의 군무(群舞)이었다. 그 나이, 그 경륜에 반세기 가까이 기득권을 행사하였던 사람들이라면 이제 은유적 어조로 덕담이나 읊음직한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들어 ‘지지선언’이다 뭐다 하며 망동을 부리고들 다녔으니 그러한 상황에 할 수 있는 말이라곤 ‘제발 철 좀 들라’는 말 밖에 없었다.

어디 그 뿐이겠는가! 선거 때만 되면 떼 지어 준동하는 대학교수들의 작태는 그들도 원초적으로는 속인(俗人)들이니 어쩔 수 없다손 치자! 그런데 일부이긴 하지만 속세와 절연하고 관외(關外)에 은둔하면서 ‘불쌍한 양들을 천국으로 인도’하고 ‘우매한 중생들을 제도’하는 것이 본무인 종교 관계자들이 세속적인 선거판에 끼어들어 ‘지지선언’에 ‘멘토’며 ‘공동대표’를 맡아 휘젓고 다니던 모습은 정말 목불인견(目不忍見)이었다.

허나 이제 대선은 끝이 났다. 그리고 우리는 새 지도자와 함께 새 시대를 열어 가야만 한다. 가능하다면 ‘국가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생각하지 말고, 내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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