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435>아랫녁을 꽉 조였다
가루지기<435>아랫녁을 꽉 조였다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2.1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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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상견례 <6>

 

'하이고, 속창아리 없는 인간. 몇 촌간인지는 몰라도 명색이 제 성님이 죽어 안방에 쳐자빠져 있는디, 이런 놈언 뒈져도 싼 놈인디, 어뜨케 헌디야? 이 일얼 어찌헌디야? 뒈지건 말건 못 이긴체끼, 사내의 우악스런 기운에 못 이겨 당해주는체끼 살보시 한번 해주까?'

속으로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옹녀 년이 입으로는 안 되요, 안 되는구만요, 이것언 사람의 도리가 아니구만요, 하며 사내가 미는대로 밀려 가 뒤안으로 들어갔다. 사내가 뒤안 한 쪽 귀퉁이에 쌓인 짚덤불 위로 옹녀 년을 밀어 쓰러뜨렸다.

"어쩔라고 이러시오? 안 되요. 안 되는구만요."

옹녀가 사내의 목덜미를 두 손으로 부등켜 안고 앓는 소리를 냈다. 그러자 사내가 가슴을 열고 계집의 젖통을 허겁지겁 빨다가 치마를 올리고 속곳을 내렸다. 급하게 덤비는 사내일수록 막상 아랫녁을 열면 토끼처럼 몇 번 깔짝대다가 허망하게 끝낸다는 것을 옹녀 년이 모를리가 없었다.

옹녀가 사내의 물건을 꽉 움켜쥐고 말했다.

"아자씨의 원이 그렇다면 힘약헌 이년이 어쩌겄소? 맘대로 허씨요. 인자는 기운이 다하여 아자씨를 막을 히말때기도 없소. 아자씨가 고태골로 가도 내 탓언 아니오이."

옹녀가 물건을 놓아주자 사내가 바지를 반만 벗고 잔뜩 성이 난 물건을 불쑥 들이 밀었다.

꺅. 자기도 모르게 비명이 튀어나와 옹녀가 얼른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입술을 깨물었다.

옹녀의 예상대로 사내는 엉덩이를 몇 번 깝죽거리다가 허망한 꼴을 보였다. 방아를 다 찧었다는 시늉으로 온 몸을 한번 부르르 떨더니, 물건을 빼내 갈 채비를 했다. 그러나 아직 옹녀는 구름의 끝자락도 잡기 전이었다. 사내가 제 볼 일만 마치고 그만두게 할 수는 없었다.

두 다리를 쭉 뻗으면서 아랫녁을 꽉 조였다. 슬며시 빠져나가려던 사내의 물건이 그 자리에 멈추어 두어 번 꿈짝거렸다.

옹녀가 그런 사내의 물건을 꽉 물고 뒷간에서 큰 것 보는 구녕을 꽉 조였다가 풀고, 작은 것 보는 구녕을 움죽움죽 움직였다.

아, 하고 사내가 입을 쩍 벌렸다.

"요상시럽네. 내가 상처를 허고도 주막 계집을 한 두번 만낸 것이 아닌디, 자네는 참 요상시럽네. 피가 꺼꾸로 흐르는 것 같구먼. 대갈통이 텅 빔서 정신이 어찔어찔 헌구만."

"그요? 참말로 그요? 그것이 사내가 구름을 타는 것이요."

"허허, 그런가? 천수성님헌테도 이랬는가? 그 성님헌테도 이랬으면 심약헌 그 성님언 골로가게 딱 맞구만. 좋네, 좋구만. 내 물건이 또 커졌네."

사내가 숨을 헉헉거리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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