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으로 이웃을 사랑하자
나눔으로 이웃을 사랑하자
  • 김명한
  • 승인 2012.12.18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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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연초부터 연말까지 정말 격동의 다사다난한 해였다.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 928명의 후보가 출마하여 국민들의 희비가 엇갈렸고, 6월 장마에 이은 7월의 폭염으로 채소값 폭등과 과수농가의 피해가 속출하였다. 9월까지는 3번의 강력한 태풍으로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있었다.

오늘 실시하는 대통령 선거 결과로 갈라진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과제를 안고 한해를 마무리하게 된다. 두 번의 선거와 세 번의 자연재해, 경기침체 등과 함께 주변국들의 지도자 교체, 국가 간 영토문제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발 금융위기로 지구촌 전체가 용의 해를 맞아 혼돈의 카오스 시대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이러한 글로벌 위기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하여 세계무역 8대 강국으로 진입했다. 지난 7월 IMF와 함께 세계경제의 양대산맥을 형성하는 세계은행총재에 한국인이 선정되었으며, 10월에는 세 번째로 큰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우리나라가 유치했다는 것 등 우리의 위상과 경제가 상대적으로 세계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우리 또한 성장률이 낮아지고 투자 감소로 일자리 창출이 둔화하여 중산층과 서민들은 현실경제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올 겨울은 한파가 일찍 오며 폭설이 잦다고 한다. 지난 10일 대통령의 라디오·인터넷연설에서 밝혔듯이 정부에서는 소년소녀가장과 한부모 가정에 난방용 등유를 지원하고, 겨울철 저소득층 일자리 사업을 종전보다 더 늘려 59만명으로 확대하여 앞당겨 시행할 계획이다. 겨울방학기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취약계층 어린이들을 위해서 무료 돌봄교실을 늘리고 급식을 지원하는 등 복지예산을 늘리고, 기부문화를 확대하기 위해 2014년부터는 “기부연금제도”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 제도는 재산 1억원을 기부할 경우 5천만원은 불우이웃 돕는 단체에 기부되고 나머지 5천만원은 국민연금공단에 이전되어 연금형태로 기부자 또는 그 배우자에게 지급되는 형식이다. 빈곤을 타파하고 외로운 이를 도와주는 일은 정부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영국의 자선구호재단과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2011년 세계기부지수(WGI)조사에서 한국은 153개 조사국 중 57위로 지난해 81위보다 크게 뛰어올랐지만 세계 10의 경제규모를 감안하면 아직도 인색한 수준이다. 특히 동남아의 빈국으로 인식되는 스리랑카와 라오스가 10위 안에 있음을 볼 때 꼭 부자나라만이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난 5일 남편을 국가에 바친 전몰군경 미망인 단체에서는 회원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매월 국가에서 받는 보상금을 모아 5천만원을 6.25전쟁시 UN군의 일원으로 참전해 준 에티오피아 참전용사 지원금으로 기탁하였다. 우리가 어려웠을 때 자신들의 남편과 함께 사선을 누볐던 그들이 고령으로 질병에 시달리고 있는 모습을 생각하면 가족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며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보태겠다고 하였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형편이 어려워도 서로 돕고 사는 아름다운 전통을 간직해 왔다.

최근 우리 사회에도 나눔을 실천하는 따뜻한 마음이 널리 확산하여 미담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될 때마다 자부심을 느끼곤 한다. 한 공직자가 복지원 찾아 사비를 털어 공연을 하고 쌀과 생필품을 전달하였다.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서 돼지저금통을 주민센터에 맡긴 전남 여수에 사는 가정이 소개되었다. 뜻있는 연예인과 스포츠 선수들의 기부에 팬들도 스타를 닮아 가면서 좋아하는 스타가 활동하는 NGO 단체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는 팬 클럽이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행동이 새로운 형태의 나눔을 실천하는 팬덤(Fandom)문화로 발전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한 변화라 생각한다. 사회복지가 완성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꼭 필요한 것은 나눔으로 이웃 사랑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본다. 사랑할 수 있는 이웃이 있음도 소중하게 생각하자.

“이 세상에 당신이 있어 내가 행복한 것처럼 나도 행복한 사람이고 싶습니다‘라고 한 김용택 시인의 글이 가슴으로 감동되어 온다. 이 세상에 나누지 못하는 재물은 없다고 한다. 나눔은 슬픔을 반으로 줄이고 기쁨은 두 배로 늘린다고 하였다. 나눌수록 새로운 기쁨으로 채워지며 함께하면 행복이 더욱 커짐을 느껴보자. 주는 이와 받는 이 모두 행복한 상생의 문화를 실천하여 연말연시를 훈훈하게 보냈으면 좋겠다.

김명한<전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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