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어지럼증
89. 어지럼증
  • 김상기기자
  • 승인 2012.12.17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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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럼증으로 예수병원 어지럼센터를 찾은 환자가 증상 발병원인을 찾기 위해 전정기능검사를 하고 있다. 예수병원 제공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이 빙빙 돌고 심하게 구토를 하거나, 제대로 서있지 못하고 비틀비틀 걸을 때 우리는 극심한 고통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또는 수개월에서 수년간 만성적으로 어지럼이 있을 때 빈혈약, 영양제, 한약 등을 먹어보거나 용하다는 곳을 다녀봐도 원인조차 잘 모를 때가 있다. 정답은 증세를 정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검사를 시행한 뒤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다. “좋아지겠지”하며 기다리거나 부적절한 방법으로 치료하는 경우 병을 키우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 어지럼에 대한 잘못된 지식들

1. 빈혈약을 열심히 먹어도 계속 어지러워요.

빈혈은 어지럼을 유발시키는 원인 중 일부를 차지하므로 어지러워 일단 빈혈약을 복용하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감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다. 빈혈은 아찔하거나 아득한 양상의 어지럼이, 특히 서있는 동안 악화되는 양상을 보이며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비슷한 양상의 어지럼은 기립성저혈압이나 심장질환, 폐질환 등에서도 유발될 수 있으므로 빈혈약을 먹으며 어지럼이 호전되기를 바라기보다 전문의의 진료와 혈액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을 감별하고 빈혈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2. MRI는 괜찮다는데 계속 어지러워요.

뇌종양, 뇌경색, 청신경초종 등 중추성 현훈의 일부는 뇌 MRI를 통해 진단될 수 있다. 중추성 현훈은 치명적인 장애나 생명의 위협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감별이 필요하지만, 이들은 어지럼의 극히 일부분이며 때로는 질병의 초기에 CT나 MRI, MRA 등으로 정확하게 진단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급성 뇌경색의 경우 증상발생 하루 이내에 시행한 뇌MRI상 병변이 잘 관찰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뇌 영상만을 믿기보다 경과관찰 및 반복적인 신경이학적 검사들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 어지럼증 질환이란?

어지럼은 귀질환, 뇌질환(뇌졸증, 뇌혈관기형, 뇌종양), 빈혈, 심장 및 내과적 질환, 자율신경이상(기립성저혈압, 체위성 기립빈맥), 편두통, 파킨슨병, 심리적 원인 등 다양한 원인들에 의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질환 몇 가지를 살펴보자.

1. 양성자세현훈

자세를 바꿀 때 발생하는 어지럼으로 내이의 세반고리관 내에 이석이라는 작은 알갱이가 들어감으로 발생한다. 자세를 바꿔가며 유발되는 안진과 증상으로 진단한 후 이석정복술을 통해 치료하면 된다.

2. 전정신경염

균형을 잡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정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어지럼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대부분 저절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나 10-20%는 만성적 어지럼을 남기게 된다. 때때로 중추성 현훈과 감별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전정기능검사나 뇌영상검사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3. 메니에르병

현훈과 청력저하, 이 충만감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내림프 수종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유발인자의 교정 및 약물치료를 고려해 교정되지 않는 경우 내이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거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기도 한다.

4. 중추성 현훈

뇌졸중과 뇌혈관 기형, 뇌종양등 뇌내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어지럼을 말하며, 극심한 두통이나 균형장애,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 의심해 봐야 한다. 조기에 진찰, 검사를 시행해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외에도 편두통성 현훈, 자율신경이상,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 파킨슨병 등 많은 질환이 어지럼을 유발할 수 있다.

◆ 어지럼증 검사법

원인들을 찾기 위해서는 병력청취와 신경이학적 검사를 먼저 시행하고 필요에 따라 전정기능검사, 뇌검사, 심장검사, 자율신경검사, 균형검사 중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1. 온도안진검사

누워있는 자세에서 양측귀에 각각 차가운 바람이나 물을 넣어 귀안에 온도차를 유발해 전정안구반사를 유발하는 검사로, 약간의 어지럼이 유발될 수 있으나 현재까지 일측의 전정기능을 평가하는 유일한 검사로 말초성과 중추성을 구분하는 중요한 검사법이다.

2. 회전운동검사

회전하는 의자에 앉아 몸통이 회전하는 동안 혹은 주위가 회전하는 동안 안구움직임을 분석해 전정안반사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전정기관의 병변 유무와 정도를 평가하는 검사다.

3. 비디오 안진/ 안구운동 검사

고글(안경) 혹은 눈 주위에 전극을 부착해 자발 혹은 유발 안진, 눈운동을 측정해 분석하는 방법이다.

4. 자율신경검사, 심장기능검사

어지럼의 일부는 기립성 저혈압/빈맥(자율신경기능이상) 혹은 심장질환, 등에 의해 발생하며 이럴 경우 진단과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알기 위해 자율신경검사 또는 심장검사 등이 필요하다.

5. 동적자세검사

신체의 평형 유지에 필요한 시각, 체성감각, 전정기능 등을 조합해 개별적 및 종합적으로 지각계와 운동계의 기능을 평가하는 전산화된 검사로, 최근에는 객관적인 평가와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넘어지는 노인, 파킨슨병, 뇌졸중 후 장애 등의 검사 및 치료시 고려될 수 있다.

◆ 어지럼증 예방법

어지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중요하며, 그 중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과적당한운동, 짜지 않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말초성 현훈의 경우 귀질환을 함께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고음에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청력이 감소하거나 이명이 발생한 경우 이비인후과적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한 뇌졸중의 한 증상으로 어지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건강검진을 통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진단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기고 - 예수병원 어지럼센터 신경과 박지윤 과장> 

▲ 박지윤 과장
어지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증상이 발생한 경우 미루지 말고 진료를 받기를 권해드립니다. 만약 극심한 두통이나 복시, 발음장애, 한쪽 팔·다리의 이상감각이나 어둔함이 동반된 갑작스런 현훈이 발생한다면 급성뇌졸중증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되도록 빠른 시일 안에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응급실에 방문해야 합니다.

어지럼은 응급실을 내원하는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로 많은 원인에 의해 발생하며 이비인후과, 신경과, 순환기내과, 정신과와 연관된 많은 질환들에 의해 유발될 수 있어 어지럼을 느낄 때 어디에 가서 진찰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어지럼에 경험이 많은 의료진이 있는 병원을 방문하는 게 좋으며, 신경과와 이비인후과를 포함한 관련된 여러 과가 서로 긴밀하게 협력해 모여 있어 긴밀하게 협진이 가능하고 증상발생시 응급진료가 가능한 병원이라면 좀 더 이상적일 수 있습니다.

예수병원은 이비인후과와 신경과 외래가 함께 어지럼센터 진료에 임하고 있고, 주 1회 정기적인 학술모임을 통해 최신지견 및 치료에 대해 공부하고 있으며, 국내·외 학술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 어지럼증 진단과 치료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수행해나가고 있습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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