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방국토청 ‘해오름 산악회’
익산지방국토청 ‘해오름 산악회’
  • 최영규기자
  • 승인 2012.12.12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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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등산 정상에 오른 해오름 산악회

산악인과 일반 등산인의 차이는 무엇일까.

혹자는 ‘산악인은 산에 오르기 위해 운동을 하고, 일반 등산인은 운동을 하기 위해 산을 간다’고 한다.

그렇다면 함께하는 사람들이 좋아, 그들과 함께 기꺼이 험한 산을 오르면서도 즐거워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사람과 산이 좋아 모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 ‘해오름’ 산악회가 바로 그들이다.

‘해오름’ 산악회는 지난해 2월에 30여명의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이 모여 첫 발을 내디뎠다. 모습을 갖춘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꾸준히 매월 1회 정도의 산행을 하면서 그 어떤 산악회보다도 끈끈하고, 의욕적인 산악회로 발돋움하고 있다.

영산강 발원지인 용소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전남 담양의 추월산을 시작으로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현재까지 15여 차례 이상 꾸준히 산을 찾고 있다.

최근에는 ‘섬 산행’을 테마로 울릉도, 보길도, 청산도, 완도 등의 섬과 산이 어우러진 산행 길에 오르기도 했다. 섬 산행의 묘미는 산에 오르면서 바다 위를 걷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눈부셨던 바닷물이 붉게 물들어갈 때 배들이 항구로 돌아오는 모습을 산 위에서 지켜보노라면 그리운 이의 얼굴이 절로 떠오르게 된다며 해오름 산악회원들은 입을 모아 섬 산행을 적극 추천한다.

내년에는 21개 국립공원과 민족의 명산인 백두산을 찾을 예정으로, 벌써부터 분주하게 내년을 계획하고 있다.

산악회가 이처럼 활발하게 운영되는 이유는 회원 간에 신뢰와 애정이 깊기 때문이다. 어려운 순간에 자신보다는 상대방을 위하는 모습을 자주 대면하게 되면 신뢰와 애정은 저절로 생기게 된다.

회원들 사이에 일명 ‘불판’이라고 불리는 김창수 회원은 20시간이 넘는 지리산 종주 시에 회원들의 먹거리를 책임지기 위해 자신의 몸보다 커 보이는 배낭에 무거운 불판을 묵묵하게 짊어지고 나서부터 ‘불판’이란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한 걸음 내딛기조차 고통스러워 그만두고 싶은 힘든 순간에도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하면서 단 한명의 낙오자 없이 산행을 마무리한 순간을 함께 나눈 사이라면 땀보다 진한 끈끈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 끈끈함이 해오름 산악회의 에너지 원천이다.

길지 않은 역사지만 여느 전통 있는 동호회 못지않게 자부심이 가득한 그들에게 산은 어떤 의미일까.

“산은 저에게 어머니 같은 존재에요” 이 말은 백두대간 종주 및 에베레스트 등정 등 전문 산악인 못지않게 산을 자주 찾는 등반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천경호 회원에게 산의 의미를 물었을 때 듣게 된 말이다.

마음이 시끄럽고 힘들 때면 본인도 모르게 산에 달려가게 되고, 산에 오르다 보면 어느 샌가 치유를 받게 된다며 산이 어머니처럼 포근하게 다독여 준다고 한다.

해오름 산악회 김창근 회장은 “산행은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고, 산의 품에 드는 것이에요”라며 많은 사람들이 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지금까지 산행 중에 악천우로 위험을 겪거나 누구 하나 다친 사람이 없었던 것은 정복하려는 불경한 마음으로 산에 가지 않고 그저 산의 품에 안겼다가 돌아오는 것으로 여겼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이번 주말 산의 품에 들었다 오는 것은 어떨까.

<인터뷰> 익산국토청 등산 동호회 ‘해오름 산악회’ 김창근 회장

▲ 김창근 회장
“해오름 산악회의 가장 큰 장점은 연령대와 성별, 직위 등이 다르지만 ‘산’을 통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는 소통의 기회가 된다는 것입니다”

해오름 산악회 김창근 회장(하천계획과장)은 “일반적으로 동호회라고 하면 비슷한 연령대나 비슷한 직위에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모이게 되는데, 해오름 산악회는 20대에서 50대까지, 일반 직원에서 국장급 간부까지, 여직원·남직원이 골고루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서 “산에서는 비교적 연령이 많이 회원들이나 간부들이 더 솔선 수범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행을 함께 하면서 미처 직장에서 보지 못했던 동료들의 장점을 많이 발견하게 된다”면서 “그러다보니 직장에서의 관계도 더 돈독해지는 것 같고, 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열기 때문에 가급적 월 1회 이상의 산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김 회장은 “모든 회원들이 현재처럼 건강하게, 웃으면서 오래도록 함께 산을 오르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익산=최영규기자 ygchoi@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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