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상처에 대응하는 법
감정의 상처에 대응하는 법
  • 문창룡
  • 승인 2012.12.11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아이가 받은 감정의 상처를 부모들이 직접 해결하려하는 것을 종종 본다. 이것은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나빠질 수도 있다. 한번 난 상처를 당장에 없애려드는 것과 같다. 상처는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따라서 문제를 해결하려하기 보다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는 마음을 가지고 상처를 적절하게 대응해야 한다.

“당황했겠구나.” “그것 때문에 무척 화가 났겠어.” “맞아, 자존심이 상했지?”와 같은 방법으로 아이에게 감정적인 도움을 주어야 한다. 이러한 말을 들으면 아이는 부모가 자기의 억울함이나 분노를 이해해 주며 꼭 필요할 때 자기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아이가 넘어져 다치면 부모는 얼른 다가와 일으켜 세워준다. 그리고 아이의 기분을 살핀다. 울고 있는 아이라면 ‘많이 아프지.’라고 말하면서 아이의 감정에 조심스럽게 동조해줬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감정에 상처를 입은 아이에게도 이처럼 해주면 된다. 넘어져서 울고 있는 아이에게 “그러게, 뛰지 말라고 했잖아.” “쯧쯧. 조심성이라고는 찾아볼 수가 없어요.”라고 반응하는 부모의 처사는 매우 신중하지 못하다.

아이는 생활 속에서 감정을 다스리는 법을 배운다. 어린 시절에는 주로 부모와 생활을 하기 때문에 아이의 성격형성은 부모의 감정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당연히 상처받은 아이를 대응하는 부모의 태도에 따라 아이의 성품이 달라진다.

가장 좋지 않은 부모의 태도는 비난이다. 그렇지 않아도 감정의 상처로 인해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부모의 비난은 독화살이 되어 심장에 꽂힌다. ‘비난’이라는 독(毒)은 아이의 몸속에 점점 퍼져 자신의 판단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다른 사람의 마음도 잘 믿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금방이라도 잘못될 것처럼 조바심을 갖는다. 많은 시간을 다른 사람의 흠잡는 일에 허비하기도 한다. 그런데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자신의 능력을 얕보게 되며 자기 자신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를 비난하는 말이 금방이라도 나오겠지만 부모는 자신의 말에 반전의 마술을 걸어야 한다. 음식 욕심을 잔뜩 부리는 아이에게 “너만 먹을래. 욕심이 백두산 꼭대기야.”라고 말하기 보다는 “그 음식은 우리 식구가 다 같이 먹을 양이란다.”와 같이 말하면 아이는 “아, 미안해요. 그걸 몰랐어요.”라고 말하며 음식 욕심을 부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아이가 계속해서 음식 욕심을 부린다면 더욱 각별한 대화의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대화를 진행하면서 자녀에게 부정적인 꼬리표를 달아주면 좋지 않다. 인격의 부정적인 면을 꼬집어서 말하는 것이 아이의 성격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부모의 세심한 배려가 성품이 좋은 아이로 자라게 한다.

평소에 잘 지내던 상급생이 자기를 괴롭히고 창피를 준다고 아이가 투덜댔다. 이때 부모에게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그 언니가 괜히 그러겠니? 평소에 하는 걸 보면 너도 문제가 많아.”라든지 “그러니까 그런 아이들이랑 어울리지 말랬잖아.”라는 반응이다. 반면에 “그랬어. 믿었던 언니가 너한테 그렇게 대해서 속이 상했겠구나.” 아니면 “그것 때문에 화가 났겠구나.”라고 관찰한 대로만 말하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는 현명한 독자들의 몫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