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노래 <417>알겄소. 팍팍해뿌릴 것인깨
가루지기 노래 <417>알겄소. 팍팍해뿌릴 것인깨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2.0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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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67>
아윽아윽. 계집의 입에서 고통을 동반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사내를 밀어내지는 않았다. 목덜미를 끌어당기면서 숨을 헉헉거릴 뿐이었다.

"그냥 가만히 있으씨요. 그냥 넣고만 있어도 나넌 좋소.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보씨요."

"그럽시다. 허면 아짐씨가 움직여보시요. 안 아플만큼만 살살 움직여 보씨요."

강쇠 놈이 몸의 움직임을 멈추고 이번에는 혀끝으로 계집의 가슴을 더듬었다. 아직도 계집의 몸은 곳곳이 불씨였다. 사내의 혀끝이 닿을 때 마다 몸을 흠칫흠칫 떨었으며, 아랫녁에서 갉작거리는 반응이 왔다.

'이 년이 참말로 색얼 좋아허는 계집이구만이, 첨부터 아랫녁이 요란시럽게 화답허는 것을 본깨.'

잡놈으로 숱한 계집을 품어보았지만 음전네같은 계집은 처음인 강쇠 놈의 입이 벙긋거렸다. 오랫만에 새 계집을 품는 것도 기분이 좋을 일인데, 그 계집의 아랫녁이 기기묘묘한 반응을 보이는 것 또한 환장하게 좋은 것이었다.

계집의 그런 반응에 거시기 놈이 금방이라도 게거품을 물고 나자빠지고 싶어했으나 강쇠 놈이 발가락을 단단히 오무리고 뒷구녕에 힘을 주었다. 그런 모습으로 계집의 불씨를 찾아 부지런히 혀를 놀렸다.

"아, 이 것이었소? 계집과 사내가 아랫녁 송사를 벌인다는 것이 이런 것이었소? 죽겄소. 내가 꼭 죽고 말겄소."

계집이 고개를 내저으며 중얼거리다가 사내의 가슴에서 앙징맞은 돌기를 입술로 물고 잘근거리다가, 자기도 모르게 아랫녁을 깝죽거리다가, 왼 쪽 오른 쪽으로 엉덩이를 빙빙 돌리다가, 아랫녁울 풀썩 들어올렸다가 쿵하고 내려놓았다. 이제 계집은 아픔을 잊고 구름을 타고 있는 중이었다. 사내가 기운을 쓴다고 새삼 아픔을 호소하지는 않을 것이었다. 계집이 발광을 하자 강쇠 놈의 뇌리로 문득 이놈의 살놀음이 지겹다는 생각이 문득 스쳐갔다.

무엇보다 거시기 놈이 다급허요, 다급허요, 하고 애원하고 있었다. 더구나 계집도 그만하면 몸짓 몇 번으로 극락을 구경하고 조용히 까무라칠 판이었다.

"어뜨요? 정신이 가물가물허요? 높디높은 구름을 타고 땅얼 내려다본 것 맨키로 대가리 속이 아찔아찔허요? 쪼깨만 더 참아보씨요이.

참말로 내가 극락을 구경시켜줄 것인깨요."

"좋소. 시방도 좋소. 내가 아닌 것 같소. 이리 좋은 것을 모르고 살았소. 걱정허지 말고 허고 싶은 대로 해보씨요."

음전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알겄소. 팍팍해뿌릴 것인깨, 아파도 참으씨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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