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416>시방도 아프요?
가루지기 <416>시방도 아프요?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2.06 1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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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66>

"용이사 썼지요. 혼인헌 첨에사 밤마동 내 옷얼 벳기고 용얼 썼제요. 헌디 막상 살얼 섞을라고 보면 뚫어야헐 구녕언 못 뚫습디다.

문전만 깔짝거리다가 맙디다. 주막집 주모 말로는 유별나게 아랫녁 구녕이 단단히 막힌 계집들도 있다고 그럽디다. 어지간헌 사내는 못 ?을만큼 단단히 맥힌 구녕도 있다고 그럽디다."

"주모허고 그런 말도 나누는 사이였소?"

"바?양반 덕에 주모허고 아짐씨 아짐씨, 허다가 성님 동생도험서 살았소. 이불 속 송사 얘기도 헐만큼 이무럽게 살았지요. 주모 말이 그럽디다. 나맨키로 아랫녁 구녕이 단단히 맥힌 계집은 잘못허면 평생 남정네 재미도 못 보고 살지도 모른다고라우. 바?양반이 계집 욕심은 있어 가지고 밤마동 구녕얼 뚫을라다 못 뚫고 헛심만 쓰고 그랬소. 그 양반이 주막계집들헌테 환장허고 뎀빈 것도 아매 그 탓일 것이요."

"자기 구녕얼 못 뚫은깨 기왕에 뚫린 넘의 구녕얼 탐했다 그 말이요?"

"맞소. 이녁 말이. 아매 그랫을 것이요. 주모가 그럽디다. 나겉은 경우에는 아랫녁 기운이 항우장사나 되면 몰라도 어지간헌 사내는 못 뚫을 것이라고. 그래서 한숨만 푹푹 쉬고 살았소. 아랫녁 구녕이 맥혀있다고 사내 생각이 없는 것도 아니고, 서방님이 밤마동 불만 질러놓고 막상 꺼주지는 못 헌깨 사람이 미치고 환장허겄습디다."

"알만허요. 사내들은 용두질 몇 번으로 반분은 풀리요만, 계집들은 그럴 수도 없을 것이고. 어떠요? 시방도 아프요?"

"아니, 인자 괜찮소. 목구녕꺼정 치받치고 올라왔던 거시기가 밑으로 내려간 것 같소."

음전네가 많이 갈아앉은 목소리로 다소곳이 대꾸했다. 그때였다.

강쇠 놈은 계집의 옹당샘에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거시기 놈을 꽉 조이는 느낌이야 아직 사내를 한번도 제대로 받아들인 일이 없는 생짜배기라서 그렇다고 치드래도 거시기 놈의 목덜미를 단단히 조이면서 지렁이가 꿈틀거리는 듯, 젖먹이 강아지가 어미젖을 빠는듯한 느낌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자 잠시 숨을 돌리고 있던 거시기 놈이 왕성한 몸짓으로 고개를 치켜 들었다. 음전네의 입에서 아, 하는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번에는 숨이 넘어가는 다급함이 아니라, 은밀한 즐거움이 숨어있는 그런 신음이었다.

"어쩌면 쪼깨는 아플랑가도 모르겄소. 허나 첨에는 다 그런 것인깨, 내일도 아프고 모레도 아픈 것은 아닌깨, 아파도 참으씨요이."

강쇠 놈이 말끝에 다리를 풀고 서너차례 가만가만 아랫녁을 깝죽거렸다. 계집의 반응을 보자는 수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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