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414>엉덩이를 잔뜩 오무리자
가루지기 <414>엉덩이를 잔뜩 오무리자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2.05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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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64>

"싫소?"

강쇠 놈이 몸짓을 멈추고 물었다.

"무섭소. 사내를 수 없이 겪은 주모도 거그가 찢어졌다고 글던디, 무서워서 차마 못 허겄소."

음전네가 다리를 쭉 뻗으며 가랭이를 잔뜩 오무렸다. 계집이 그러고 나오면 천하없는 사내라도 살송곳을 제 자리에 꽂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지금까지 계집의 그런 반응을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강쇠 놈의 머리 속이 잠시 혼란을 일으켰다. 무서워서 싫다는 계집의 말을 어찌 받아들여야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강쇠 놈이 비록 천하의 잡놈이고, 저 좋다고 덤비는 계집을 싫다고 내친 일은 없지만, 싫다고 도리질 친 계집하고 어거지로 살송사를 벌인 일 또한 없었다. 그것은 정사령의 여편네인 음전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계집의 손에 몸을 맡겨 목간을 하면서 정사령 놈에 대한 원한은 이미 버린 참이었다. 새삼 정사령 놈을 떠올리며 보개피를 하겠다고 덤비는 것도 웃으운 일이었다.

그러나 거기서 그냥 물러나기에도 싱거웠다. 무엇보다 거시기 놈한테 체면이 말이 아닌 것이었다.

"싫다면 헐 수 없제요."

강쇠 놈이 중얼거리며 몸둥이를 내릴 채비를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음전네가 두 팔로 강쇠 놈의 등짝을 꽉 부등켜 안았다.

"싫담서요?"

"무서워서 그랬소. 나도 허고 싶소."

"허허, 나 이것 먼 속인지럴 모르겄소."

강쇠 놈이 투덜거리며 입술로 계집의 가슴봉우리를 쿡쿡 쥐어박다가 혀끝으로 불쑥 속은 돌기를 자근거리다가 어린 송아지 흉내로 쭉쭉 빨면서 음전네의 손에서 놓여 난 거시기 놈을 거기 쯤이려니 싶은 옹달샘을 향해 가만가만 두드리다가 한 가운데를 향해 불쑥 들이 밀었다.

역시 계집들을 상대로 잔재주를 부리는데는 이골이 난 거시기 놈이었다. 거기가 길이다 싶으니까 망설임도 없이 미끄덩 미끄러져 들어가 버린 것이었다.

어, 엄메야. 음전네가 엉덩이를 풀썩 들어올리며 비명을 내지르다가 한 손으로는 강쇠 놈의 가슴을 밀치며 다른 손으로는 이미 제 길을 찾아 들어가 희희낙낙거리고 있는 거시기 놈을 빼내려고 용을 썼다.

그러나 길을 찾기가 어렵고, 길을 찾아 들기가 어렵지, 한 번 찾아든 길을 되돌아 나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강쇠 놈이 두 다리로 음전네의 두 다리를 딱 휘감고 엉덩이를 잔뜩 오무리자 더는 어쩔 수 없다고 믿었는지 음전네가 온 몸에서 힘을 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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