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413>이 여자 참말로 첨인가
가루지기 <413>이 여자 참말로 첨인가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2.0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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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63>

"정사령이 뻔데기 자진개비요이. 사내들 중에는 그런 놈들도 있다고 그럽디다. 첨에는 꼬댕꼬댕허다가도 막상 일을 치루려고 하면 삶은 가지꼴이 되는 놈들도 많다고 그럽디다. 더군다나 정사령맨키로 술 좋아허는 사내치고 사내구실 제대로 허는 놈언 드물지요. 내가 세상을 많이 댕겨봐서 아요만, 정사령언 입허고 성깔만 살았는갑소."

그런 말을 하면서 강쇠 놈이 이번에는 입술로 계집의 몸 곳곳에 숨어있는 불씨를 찾아 다녔다. 비록 몸둥이 전체가 불구덩이라고는 하지만, 그 가운데도 센 불씨도 있고 약한 불씨도 있기 마련이었다. 그 중에서도 음전네는 귓부리와 겨드랑이 밑과 가슴봉우리가 가장 센 불씨를 숨긴 곳이었다. 살풀이를 하면서 자주 쏘삭여 주어야할 불구덩이었다.

사내의 뜨거운 입김이 지나갈 때마다 계집이 몸을 뒤틀며 신음을 쏟아냈다. 아이고, 아이고, 이래서 어쩐디야? 내가 이상해졌소. 몸뎅이가 붕 떠오르요. 거그요, 거그. 거그럴 쭉쭉 빨아보씨요, 어쩌고 하면서 몸을 푸들푸들 떨었다.

그때마다 강쇠 놈의 거시기 놈이 너무허요, 너무허요, 나 좀 삽시다, 하고 용틀임을 했다.

'그려, 니눔 맘대로 해보그라. 허기진 강아지맨키로 계집의 몸뗑이를 핥아대는 것도 실증이 난구만.'

강쇠 놈이 그렇게 중얼거릴 때였다. 아윽아윽. 비명을 내지르던 음전네가 강쇠 놈의 거시기를 꽉 붙잡고는 해주씨요, 시방 해주씨요,

내가 미치겄소, 하고 매달렸다.

"허면, 아짐씨의 뜻이 그런깨 실실 시작해보까요?"

강쇠 놈이 컴컴한 천장을 향해 씩 웃고는 음전네 위로 올라갔다.

다른 때같으면 길라잡이를 안 해주어도 제 길을 찾아가던 거시기 놈이 옹달샘가를 헤매기만 하고 있었다. 계집이 어찌하는가 보려고 강쇠 놈이 아랫도리를 비비작거리기만 했다. 그럴 때 대개의 계집들은 제 손으로 거시기 놈의 길라잡이 노릇을 해주고는 했다. 그런데 음전네는 끙끙 앓기만 할뿐 거시기 놈에게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흐, 이 여자가 참말로 첨인가? 어디 그런가 봐야제.'

강쇠 놈이 거시기 놈은 옹달샘가에서 저 혼자 헤매게 내버려 두고 입술과 손가락으로만 음전네의 불씨를 찾아 쏘삭여댔다. 그래도 음전네는 끙끙 앓기만 할 뿐이었다.

'이 여자가 참으로 첨인갑네.'

그런 생각이 든 강쇠 놈이 제 손으로 거시기를 잡고 풀섶을 헤치고 옹달샘 가운데로 집어 넣으려 할 때였다. 음전네가 거시기 놈을 꽉 붙잡고는 안 되요, 안 되요, 하고 도리질을 했다.

그것은 또 뜻밖이었다. 조금 전에는 빨리 해달라고 안달이더니, 막상 일을 시작하려고 하자 도리질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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