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수학이란?
위상수학이란?
  • 김인수
  • 승인 2012.11.29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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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년 영국의 수학자 프랜시스 구드리(Francis Guthrie)가 4색 문제를 제기하기 전인 1840년에 뫼비우스는 다음과 같은 약간 쉬운 문제를 제시하였다. 옛날에 다섯 아들을 가진 한 왕이 있었다. 유언장에 그 왕은 그가 죽고 난후 그의 나라를 다섯 지역으로 나누되 다른 네 지역과 인접하도록 하라고 기술하였다. 유언장의 요구는 실행될 수 있을까? 답은 물론 할 수 없다! 이고 쉽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뫼비우스의 위상적 아이디어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오늘날 뫼비우스 띠로 알려진 이 수학적 대상을 처음으로 발견한 사람은 뫼비우스가 아니라 리스팅이다. 뫼비우스 띠는 한 쪽면만 있는 2차원 곡면이다. 이것은 3차원 안에서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 4각형의 종이 띠를 180도 꼬아서 그 끝을 붙이면 곡면 위의 한 점에서 출발하여 그 점과 명백하게 다른 면에 있는 점을 통과하는 궤도를 그리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뫼비우스 띠는 원상태로 돌아가 힘의 평형 상태를 유지하는 독특한 형태의 꼬인 부분이 있다. 직선이 운동할 때 생기는 곡면인 가전면(developable surface)이라고 하는 부분이 뫼비우스 띠의 모습을 예측하는 핵심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가 1930년에 처음 있었으나 그 규칙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77년이 지난 2007년 영국의 과학자들이 뫼비우스 띠를 만들 때 직사각형 모양 띠의 가로와 세로의 길이 비율에 따라 가전면과 띠의 에너지 밀도가 달라지며, 띠의 모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뫼비우스 띠를 역학적으로 연구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에너지 밀도는 띠를 접었을 때 재질 전체에 생기는 탄력에너지로, 접힘이 심한 곳에서 가장 높고 평평하게 펴진 곳에서 가장 낮게 나타난다고 한다. 결국,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뫼비우스 띠가 실제로 나타나는 모양의 비밀을 수학으로 풀어낸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뫼비우스 띠처럼 꼬인 물체의 잘 찢기는 부분을 예측하거나 화학, 양자물리학과 나노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새로운 약이나 구조를 만드는 분야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

뫼비우스는 위상수학이란 고등수학의 분야에서 그의 연구, 특히 한쪽 면만을 가진 2차원 곡면인 뫼비우스 띠로 유명하다. 뫼비우스의 아버지는 무용 교사이었는데 뫼비우스가 3살일 때 죽었다. 뫼비우스는 13세까지 집에서 교육을 받았고, 13세에는 벌써 수학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며 1803년에 슬파타의 대학에 입학했다. 1809년에 그 대학을 졸업하고 라이프찌히(Leipzig)대학에 입학했다. 그의 가족들은 그가 법학을 공부하기를 원했고 사실 그도 법학으로 시작했지만, 곧 자신이 그 주제에 별로 만족해하지 않음을 발견했다. 공부하던 첫해에 뫼비우스는 가족이 원하는 것 대신에 자기가 하고 싶어하는 것, 즉 수학, 천문학, 물리학 등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라이프찌히(Leipzig)에 있을 때 뫼비우스에게 영향을 준 사람은 그의 천문학교수 칼 몰바이드(Karl Mollweide)이었다. 그는 천문학자로보다는 오히려 수많은 수학적 발견, 특히 그가 1807년부터 3년동안 연구결과로 발견한 삼각관계와 각을 보존하는 몰바이드 사상 사영정리(Mollweide map projection)등으로 잘 알려져 있었다.

1813년에 뫼비우스는 괴팅겐으로 가서 수학의 황제라고 말하는 가우스 밑에서 천문학을 공부했다. 당시에 가우스는 괴팅겐 천문관측소 소장이었지만 그 당시 가장 위대한 수학자였다. 뫼비우스는 수학적 관심이 있는 천문학자들 밑에서 공부하다가 알레(Halle)로 가서 가우스의 스승이었던 존 파프(Johann Pfaff)밑에서 공부했다. 파프(Pfaff) 밑에서는 천문학보다는 오히려 수학을 공부했는데 이 시기에 뫼비우스는 수학과 천문학 두 분야에서 연구할 것을 확신하였다.

수학에 관계된 뫼비우스의 출판물은 인상적이고 명료한 것들이었다. 뫼비우스의 거의 모든 논문은 당시에 가장 유명했던 Crelle의 저널에 출판되었다. 그가 심혈을 기울여 연구하였던 1827년의 해석기하에 관한 논문 Der barycentrische Calkul은 이미 고전이 되었으며, 이 논문은 사영기하와 아핀기하에 관한 그의 연구 결과를 많이 포함하고 있다. 그 논문에서 그는 동차좌표(homogeneous coordinates)를 도입하였고 기하변환을 논의하였으며, 현재 뫼비우스 넷이라 불리는 배열(configuration)을 도입하였는데 이것은 사영기하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외에도 뫼비우스라는 이름은 뫼비우스 함수, 뫼비우스 반전 공식과 같은 중요한 수학적 대상에 붙여져 있다.

이학박사 김인수, 호남수학회장, 대한수학회 부회장,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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