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407>가슴봉우리를 오물락주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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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1.29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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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57>

"김치국은 자기가 마셨음서."

강쇠 놈이 투덜거리며 음전네의 저고리 고름을 살짝 잡아당겼다.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뽀얀 봉우리 두 개가 불쑥 솟아 올랐다. 정사령 놈의 연장이 부실하여 사내 재미도 별로 못보았을 것이라는 주모의 말이 사실이었는지, 음전네는 스물 한 살 젊은 계집의 가슴을 가지고 있었다. 옷가지들을 한 쪽으로 던져놓고 털썩 주저 않는 음전네의 가슴이 희끄무레한 어둠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강쇠 놈이 물을 한 바가지 퍼서 음전네의 가슴 봉우리 사이에 끼얹어 주었다. 이번에는 계집의 입에서 흑하는 신음이 새어 나왔다.

"헌디, 내가 귀신에 홀린 것은 아니제요?"

음전네의 가슴봉우리를 오물락주물락 씻어주며 강쇠 놈이 물었다.

"귀신에 홀렸소. 아까 내가 안 그럽디까? 내가 귀신이라고."

"종종 이런 일이 있었소?"

"먼 일이요? 사내를 집으로 불러들이는 일 말이요?"

음전네가 고개를 발딱 치켜들고 물었다.

"안 이상허요? 난생 처음보는 사내를 거리낌 없이 집안에 들이고 목간을 시키는 것이 말이요."

"모르겄소. 내가 왜 이런지 나도 모르겄소. 며칠 전에 서방님이 인월까지 왔다가 주막 계집들한테만 들리고 운봉으로 돌아간 뒤로 내 맴이 지랄같앴소. 나 혼자 내방쳐 놓고 밖에서 별 지랄얼 다허고 댕겨도 돈담무심히 살았는디, 이번에는 안 그럽디다. 맘이 천갈래 만갈래로 찢어집디다. 잡자리에 들면 온 몸뎅이가 배암에 감기는 꿈만 꾸고, 잠얼 깨고 나면 아랫녁이 촉촉히 젖어 있었소."

음전네가 강쇠 놈의 가슴을 씻다가 앙징맞은 돌기 두 알을 번갈아 비비작거렸다. 그러자 진즉부터 고개를 치켜들고 있던 거시기 놈이 나 죽겄소, 나 좀 살려주시요, 하고 몸부림을 쳤다.

"비암 꿈을 꾸었다고 했소?"

강쇠 놈이 음전네의 가슴돌기를 손가락끝으로 희롱하며 물었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수십 수백마리가 내 몸뎅이를 칭칭 감는 꿈을 꾸었소."

음전네의 가슴 돌기가 팽팽하게 긴장하며 살며시 살아났다.

"아짐씨가 사내한테 겁나게 굶주리고 있었는갑소. 내가 전에 사랑방에서 늙은 머슴들한테 들은 소린디, 여자가 사내를 굶으면 꿈에 배암이 나타난다고 그럽디다. 겉으로는 정숙헌 것같애도 속으로는 사내 생각이 가득찼다고 그럽디다. 정사령의 아랫도리가 시원치 않았는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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