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394>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다
가루지기 <394>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다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1.20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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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44>

"시장허기는 시장했는갑소."

"인자 살 것 같소. 고맙소, 아짐씨."

남은 탁배기를 마저 마신 강쇠 놈이 트림까지 끄윽하며 치하를 하자 주모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내저었다.

"고맙기넌요. 공짜로 해주는 것도 아닌디. 어쩌실라요? 앉은김에 쉬어간다고 오널언 내 집에서 자고 가는 것이."

"그랬으면 좋겄소만, 인월에 급히 가봐야헐 일이 있소."

"인월 삼거리 주막년들이 그리 좋습디까? 그년덜 만내러 가는 것이제요?"

"내가 그년들을 요절얼 낼라고 맘 묵고 있소."

강쇠 놈의 눈빛이 갑자기 서늘해졌다.

"그 요망시런 년덜이 총각얼 겁나게 화나게 맹글았는갑소이. 나도 손님들한테 그년들 소문을 들어 알고 있소. 그년들한테 보따리 털리고 원한을 가진 사내덜이 많소. 허나 그것이 어찌 그 계집들만의 잘못이라고 허겄소. 당헌 사내들도 못난 놈들이제요. 충각이 그렇다는 소리는 아니고."

말끝에 주모가 또 한숨을 매달았다. 무슨 말인가 분명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 눈치도 못 챌 강쇠 놈이 아니었다.

"왜요? 먼 일로 한숨얼 쉬고 그러시요?"

강쇠 놈이 물었을 때였다. 밥상을 한 쪽으로 밀어놓은 주모가 가슴에 덜퍽 안겨왔다. 강쇠 놈이 어? 어? 왜 이러시요? 하면서도 손으로 주모의 가슴을 덥썩 잡았다. 물컹한 감촉이 손가락 끝에 느껴졌다.

"총각, 나 한번 안 살려줄텨? 나 한번만 보듬아 주고 가."

주모가 두 눈 질끈 감고 내뱉더니, 손 하나를 사내의 바지춤 속에 불쑥 집어 넣고는 거시기 놈을 꽉 움켜 쥐었다.

"아, 아짐씨. 왜 이러신다요?"

강쇠 놈이 엉덩이짓으로 조촘조촘 물러났다.

"요놈으로. 요 잘 난 놈으로 나 한번만 두드려주고 가."

"흐, 이것이 먼 일인가럴 모르겄네. 자다가 봉창얼 뚜드리는 것도 아니고, 내가 시방 먼 꼴인가럴 모르겄네."

"암 소리 말고 내 말대로 해. 총각얼 한 번 보고 난 담에 나도 잠 한 숨 제대로 멋 잤구만. 요놈이 눈앞에 삼삼거려 잠 한 숨 못 잔당깨."

강쇠 놈이 어? 어? 하는 사이에 주모가 사내의 바지를 벗기고는 그대로 뒤로 밀어 눕혔다.

총각은 가만히 있어, 내가 알아서 다헐 것인개, 총각은 가만히 있기만 허면 된당깨 단내 풍기는 입으로 중얼거리며 주모가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곳을 내린 다음에 측간에서 볼 일 보는 자세로 사내의 가랭이 사이에 걸터 앉았다.

거시기 놈이 제 길을 찾아 쑥 들어갔다. 그 순간 주모가 풀썩 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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