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본 자녀 웃기는 부모가 되자
수능 본 자녀 웃기는 부모가 되자
  • 김명한
  • 승인 2012.11.19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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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광고에서 딸의 결혼식장에서 축가 부르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았다. “내 사랑 나보다 더 소중한 ~~” 부모의 자녀 사랑을 표현한 가슴 찡한 장면이었다. 노래를 배워 조심스럽게 부르는 모습을 보고 결혼한 딸들은 아빠가 주는 최고의 선물이었다고들 말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딸의 결혼식에 노래를 불러 줄 수 있는 아빠가 얼마나 될까? 특히 엄마의 기대에 미치는 결혼식은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 부모의 뜻에 따라주지 않는다는 자녀와 자녀의 마음을 이해해 주지 않는다는 부모 사이에는 마음의 벽이 너무 높다. 그 이유는 자신의 소중한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부모의 노력은 결국 자신이 쳐놓은 울타리 안에 자녀를 가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올해 대학 수능시험을 본 학생 수가 전라북도에는 2만1천545명이라 한다. 2만여 명의 학부모들은 12년 동안 초등학교시절에는 자녀와 같이 숙제를 했으며, 중·고등학교 때에는 사춘기를 넘기며 가족이 모두 홍역을 치러야만 했고, 남보다 뒤떨어지지 않게 생활비를 줄여 고액의 과외도 서슴지 않았다.

이제 12년이라는 질곡의 세월이 지났다. 그러나 끝이 아니다. 자녀들은 수능이 끝난 후련함과 아쉬움은 있겠지만 요즈음은 다음주 28일 발표되는 점수에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몹시 힘들 것이다. 수능 후유증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있어 ‘수능 우울증’이라는 말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인간이란 어려운 일이건 혹은 좋은 일이건 간에 큰일을 치르고 나면 분노와 좌절감 등 부정적 사고가 나타난다고 한다. 최종 대학에 합격하기까지 극도의 불안감과 긴장감에 의욕이 떨어진다고 한다. 수능 점수가 좋은 자녀와 그렇지 못한 자녀 모두에게 부모는 여유로움을 보여줘야 한다. 사업을 하는 부모가 있었다. 아들에게 법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법대를 보냈다. 그 아들은 의사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의 뜻을 거역할 수 없어 2년 넘게 다녔다. 결국, 자퇴를 하고 수능을 봐 지금은 의사로 만족하면서 지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송동호 교수는 “무엇보다도 성적이 나쁘다고 해서 사랑받고 존중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자녀가 생각하도록 하거나 절대 책망해서는 안 된다.

비록 시험성적이 나쁘더라도 자녀가 있는 모습 그대로 부모에게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자신 만의 경우는 아니라는 점을 심어줘야 한다. 실수는 누구에게나 용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구나 시험에서 평소의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는 없다. 운동경기에서도 평소에 연습하던 만큼 기량을 발휘하여 언제나 이기기는 어려운 것처럼 말이다. 혹시 자녀가 원하는 장래희망이나 재능에 대한 고려 없이 부모의 기대와 욕심을 자녀에게 요구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부모 스스로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이 내년 3월 대학에 입학하기까지는 약 100여 일이 남았다. 이 시기는 12년 동안의 가장 기초적인 교육을 마치고 성인으로서 사회와 연을 맺을 하나의 전환점이다. 인생에서 가장 귀중한 시기이다. 자녀가 성숙한 사회인으로 올곧게 성장하도록 도와주어야 할 시기이다. 사격선수에게는 과녁이 있어야 하며,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점수와 남은 시간을 알아야 하듯이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자녀의 인생설계도를 함께 작성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부모와 자녀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 하지만 부모가 아닌 인생의 선배로서 자녀와 함께 고민을 해보자. 가능하다면 집이 아닌 국내나 해외 여행지에서 자녀와 게임을 한 번 해보자. 서로 장점을 10개씩 적어보는 것이다.

필자의 친구는 자녀와 게임을 하면서 깜작 놀랄 일을 발견했다고 한다. ‘아빠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할 때 자세를 바로하면서 통화하던 모습을 장점으로 적었다.’고 한다. 무심코 평소에 하던 대로 하였지만 아들의 눈에는 장점으로 보인 것이다. 다행히 나쁜 점을 적진 않았지만 그 이상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게임을 하면서 자녀와 눈을 맞추고 웃어보자. 잘 웃는 아이가 성공 확률이 높다고 한다. 12년 동안의 고행에 대하여 칭찬해주고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해주자. 고민 없이 행복할 수 없고 노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진리를 선배로서 경험으로 알려주자.

김명한<전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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