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알코올성 치매
85. 알코올성 치매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11.1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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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주 대자인병원 이상곤 원장이 알코올성 치매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많아지고 있다. 직장인 김모(38·전주시 효자동)씨는 벌써부터 음주량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말에도 폭음에 기억을 잃고 집을 찾지 못해 혼이 났다. 또한 빙판길에 넘어지면서 큰 부상을 입을 뻔했다.

이처럼 연말이 다가오면서 잦은 회식 등으로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는 단기 기억상실로 시작해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한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렸거나 이에 준하는 상태에 놓인 성인 인구는 전체의 5.6%에 달할 정도로 심각하다. 전체 범죄 4건 중 1건이 주취상태에서 이뤄지고 있는 등 사회경제적 비용은 매년 30조원에 이르고 있다.

직장인의 34%가 폭음으로 단기기억상실증을 경험하는 등 알코올성 치매에 노출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문제는 자신이 알코올성 치매라고 생각하지 않는 데 있다.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을 맞이해 전주 대자인병원 이상곤 원장을 통해 알코올성 치매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직장인 3명 중 1명 주 1회 폭음

남성의 42.5%와 여성의 13.7%가량이 주 1회 이상 폭음(暴飮)하고, 직장인의 34%가 폭음으로 인해 단기기억상실증을 경험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30~40대 젊은 치매 환자 수는 약 60%가 증가했다. 젊은층에서 치매가 급증하는 이유는 술로 인한 알코올성 치매가 주요 원인이다. 알코올성 치매 환자는 전체 치매 환자의 10%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범행시 주취상태가 23.8%다. 범죄별로는 살인 44.9%, 강간·강제추행 41.5%, 폭력범죄 34.6%가 음주상태다. 주폭(酒暴) 신고가 연 36만 건에 이르고, 공무집행방해 혐의자의 70%가 주폭이다. 음주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2004년 20조원에서 지난해 30조원에 이르고 있다.

성인인구의 5.6%가 알코올성 치매 또는 의심환자로 추정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알코올성 치매

알코올성 치매는 알츠하이머라든가 혈관성치매와 달리 말 그대로 과도한 음주로 인해 뇌의 해마, 전두엽 등이 손상을 입어 나타나는 치매다.

치매는 원인에 관계없이 만성적이면서 돌이킬 수 없는 뇌손상의 결과로 나타나는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를 말한다. 만성 음주자에게서 치매가 발생하는 한 가지 요인은 술을 일시적으로 중단할 때(금단) 뇌세포의 과잉 활성이 일어나서 뇌손상이 오는 것이다. 만성적으로 심한 음주자는 알코올 금단을 반복해서 겪게 된다. 다른 요인은 만성적인 음주 결과 간 등 다른 장기가 손상되고, 이차적 현상으로 뇌에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영양부족, 흡연, 취중 사고에 의한 두부손상 등 만성 음주자에게 흔한 ‘위험한 생활 패턴’도 치매와 상관관계가 있다.

▲알코올성 치매 증상

전반적인 증상은 시간과 장소, 상황이나 환경 따위를 올바로 인식하는 능력인지장애가 생긴다. 일반적인 치매와 달리 난폭한 성향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성 치매의 전조증상은 매우 뚜렷한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음주 후 필름 끊김 현상 흔히 블랙아웃이라고 하는 증상이 나타난다.

필름 끊김의 정도가 넘어가면 베르니케증후군과 같은 영구적인 기억력장애도 겪게 된다.

알코올성 치매에 걸리면 뇌가 쪼그라들면서 가운데 텅 빈 공간인 뇌실이 넓어진다. 3번 이상의 블랙아웃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경우 53~58% 정도 유전적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알코올성 치매의 대표적 증상이 필름이 끊기는 일명 블랙아웃(단기 기억상실)과 폭력성이다.

▲전두엽 손상으로 폭력성

뇌에서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기관인 전두엽은 술에 가장 취약하다. 알코올성 치매가 노인성 치매와 달리 폭력적인 성향을 띠는 것도 전두엽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주폭’ 등 술만 마시면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폭력성을 보이는 사람들은 알코올성 치매를 의심해 봐야 한다.

▲블랙아웃(단기 기억상실)

알코올에 의해 유발되는 일시적 기억장애를 일컫는데, ‘필름이 끊어졌다’고 하는 현상이다. 블랙아웃은 취해서 정신이 혼미한 것과는 다르다. 주위에서 보기에는 멀쩡하며, 옆 사람과의 대화도 정상적이고 돈 계산을 하거나 심지어 운전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다음날 일어나서 전날 일을 떠올려 보면, 어떤 시간 이후가 전혀 기억이 나지 않거나 드문드문 조각난 기억만이 남아있다.

블랙아웃은 알코올의 급성 신경독성 때문에 생긴다. ‘작업기억(순간순간의 행동에 필요한 정보)’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만 이 내용이 장기적 기억으로 저장되는 과정에 장애가 생긴 것이다.

장기적 기억 형성을 위해서는 뇌 해마(hippocampus)의 글루탐산성 신경 세포 활성이 필수적인데, 알코올은 이를 억제한다.

블랙아웃 현상이 장기간에 걸쳐 반복될 경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혈관을 타고 온몸에 퍼지게 되는데 특히 뇌는 다른 장기들보다 산소와 피의 공급량이 많기 때문에 뇌세포가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알코올에 의해 손상을 입게 된다. 술 먹고 필름이 끊기는 블랙아웃 현상은 처음 몇 번은 이상이 없지만 횟수가 많아지면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고 - 적당한 음주와 올바른 음주문화 정착이 중요>

▲ 전주 대자인병원 이상곤 원장
연말이 다가오면서 술자리가 늘기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것이 올바른 음주 습관이다.

1회 음주시 알코올섭취량 50g 이하로 유지(소주 3잔, 맥주2캔, 와인2잔, 양주2잔)하고 주 2회 이상의 음주를 피한다. 폭음 뒤에는 3일 동안 쉬는 것이 좋다. 공복에 술 마시는 것을 피하고 구토가 있는 경우 참지말고 배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술 마시기 전에 간단한 식사를 통해 알코올 흡수율을 낮춘다. 소주 한 병을 30분 안에 급히 마시는 것이 소주 두 병을 2시간 동안 마시는 것보다 훨씬 해롭기 때문에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도록 한다.

물은 몸속의 알코올을 희석시킨다. 물을 많이 마시면 포만감을 주면서 술을 적게 마시는 효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체격이 작은 사람은 혈액의 양도 적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빨리 높아지므로, 술 마시기 전에 물을 마셔 체액을 증가시키면 도움이 된다. 또한 흔히 ‘원샷’과 ‘폭탄주’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전날 수면이 부족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경우 간의 해독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하고 실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술자리를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음주와 함께 담배를 피우는 경우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이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과음한 뒤에는 3일 이내에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 기능은 보통 72시간이 지나야 정상적으로 회복되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이 음주 후 전날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알코올성 기억 상실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알코올성 기억 상실 장애가 계속될 경우 평소에도 기억이 끊기는 현상이 잦아지면서, 이것이 알코올성 치매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노인에게만 치매가 온다는 인식은 버려야 한다. 술로 인해 젊은 층에서도 알코올성 치매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알코올성 치매 증상이 있다고 생각되면 가까운 전문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박진원기자 savit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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