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전북 역할론 급부상
<7> 전북 역할론 급부상
  • 박기홍기자
  • 승인 2012.11.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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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지난 10월 30일 도의회 출입기자들과의 간담에서 18대 대선과 관련, ‘1% 전선(戰線)’라고 규정했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나 12월의 본 게임이 박빙의 승부로 펼쳐지면서 1%를 누가 지키느냐의 싸움이라는 말이다. 전국의 유권자 수는 올 9월 말 현재 4천43만6천 명, 이의 1%라면 40만 명에 해당한다. 40만 명에 17대 대선 투표율(62.9%)을 산술적으로 곱하면 25만 명으로 줄어든다. 결국 18대 대선은 전국적으로 ‘25만 명 혈투’로 압축된다.

#2: 전북에선 여야가 ‘20% 고지(高地)’ 싸움을 펼치고 있다. 정운천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은 전북 30% 득표를 목표로 내걸었지만 20%만 넘기면 대성공이란 안팎의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 중앙당은 ‘20%+α’란 표현을 전략적으로 쓴다. 민주통합당은 “전북에서 새누리당이 무슨 20%냐”며 손사래 친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전북 방문에서 “호남 표의 20% 새누리 쪽으로 넘어간다면 (야권 단일후보도) 본선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양측이 20%에 꽤 신경 쓰는 모습이다.

전북의 유권자는 올 9월 말 현재 148만 명, 17대 대선 투표율(66.4%)을 대입하면 약 98만3천 명 가량이 투표장에 나오게 된다. 이의 20%는 약 20만 명이 된다. 전국적인 ‘1% 전선’과 전북의 ‘20% 고지’ 싸움이 엇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실증을 중시하는 정치공학적으로 보면 전북민심이 전국의 ‘1% 전선’을 뒤흔들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야권 단일화도 전북은 변수로 등장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놓고 전략적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다. 문 후보가 어렵게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을 1순위 공약으로 내건 것이나, 안 후보가 1차 지방투어의 첫 번째 방문지로 전북을 선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두 후보는 일단 단일화의 벽을 넘어야 본선 진출 행 티켓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북표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18대 대선을 앞두고 ‘전북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큰 판에서 캐스팅보트를 쥠으로써 지역발전의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는 여론이다. 공약 경쟁을 유도하고 지역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신중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의원 출신인 K씨는 “과거 선거와 달리 이번 대선에선 전북민심이 승패를 가르는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며 “어떤 선택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3인 후보 측도 전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기존의 새누리당 지지층에 60년 이상 노년층 표심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60대 이상 유권자는 작년 말 현재 32만8천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22.6%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경우 20∼30대 젊은층과 도시지역 표심을 확보하는 일이 선결과제다. 도내 20∼30대 젊은 유권자는 지난 2002년 62만4천 명으로 전체 유권자의 43.6%를 차지했지만 작년 말엔 48만7천 명으로 33.6%까지 줄어든 상태다.

역으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지지층은 20∼30대 표심을 견고히 하면서 40∼50대 중년층 지지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지역격차 해소를 앞세우며 전북과 관련한 공약 정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의 한 관계자는 “전북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과 인물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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