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
<2>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
  • 전형남기자
  • 승인 2012.11.0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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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까지 40일, 전북 도민의 최대 관심사인 민주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야권 단일후보 결정까지는 15일 남았다. 대선 후보 관련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감안하면 도민 10명 중 8명 이상이 문재인,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도민들은 그러나 야권 대선 후보에게는 열렬한 지지를 보내면서 야권 진영의 도 정치권에는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11총선에서 세대교체와 정치 쇄신을 전면으로 내세웠던 젊은 정치인들을 열렬히 지지했던 도민들이 불과 7개월 만에 마음이 돌아선 것이다. 2개월 전 모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전북 국회의원들이 잘하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도민들은 15% 안팎이었다. 국회의원 당선의 ‘허니문’ 기간이 끝나기도 전에 도민들이 도내 국회의원에게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은 도내 국회의원들의 역량 부족과 ‘우리’가 아닌 자기 중심의 사고 방식에서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민심이반 현상을 찾고 있다. 대선정국에서 전북이 지난 18대 국회를 끝으로 고향을 떠난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도내 국회의원들은 당 지도부에 전북 현안조차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고문은 최근 들어 과거 무진장·임실 지역구 방문하듯 전북을 수시로 방문해 대선정국에서 정치적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 고문의 이 같은 행보는 ‘모깃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도내 지역구 국회의원들과 대비되 대선을 앞두고 전북 정치권의 중심이 누구인지 착각할 정도다.

특히 도 정치권은 최근 들어 사령탑이 붕괴하면서 선·후배 개념은 물론이고 동료애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정치, 고향 선배로서 중진의 권위는 사라졌고 전북 관련 모든 일정 대부분 중앙당 지도부에 의해 조율되고 때로는 전북 도지사의 요구에 의해 도내 의원들이 움직이는 상황이 자주 연출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과 ‘국회 계수조정 소위 위원 임명’ 문제는 전북 정치권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대선을 의식해 전북 몫으로 중진은 배제하고 초선의원으로 국회 계수 조정소위 위원을 임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고 전북 예산 확보의 첨병인 소위 위원으로 초선의원이 적합하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회 예산 심의의 경우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예결위 상설화를 정치 개혁의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민주당이 전북의 반발을 우려해 전북 몫으로 한자리를 주면서 예산 심의과정에서 다소 버거운 중진 보다는 초선을 선택했다는 추론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도 정치권 내에서는 그러나 계수조정 소위 임명과 관련한 조율이나 초선의원의 양보의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정치권 모 인사는 “전북 몫으로 한자리 받았다는 생색내기보다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했던 전북 정치권의 관행이 아쉽다”라면서 “무엇보다 원칙과 명분이 있는 정치적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북 정치권 행태에 아쉬움을 표했다. .

서울=전형남기자 hnjeon@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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