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370> 고놈얼 건든 깨 아래쪽이 아프요
가루지기 <370> 고놈얼 건든 깨 아래쪽이 아프요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1.04 16: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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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대물의 수난 <20>

"이만허기 얼매나 다행이요. 글고 보면 야물게 맞은 것 같지는 않소."

거시기 놈을 배꼽 쪽으로 눕히고 뜨거운 물수건을 얹은 주모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웬 한숨이요?"

"이모놈헌테 실컷 두드려 맞고 싶어서 그요."

주모가 강쇠 놈의 거시기를 잡고 두어 번 흔들었다.

"하이고, 고놈얼 건든 깨 아래쪽이 아프요."

강쇠 놈이 실상은 그렇지도 않으면서 얼굴을 찡그리면서 비명을 내질렀다. 주책없는 놈이 발광을 하건 말건 저녁에는 계집을 안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기는 것이었다.

"미안시럽소. 내가 이녁 사정얼 암서도 어쩔 수가 없었소.:

주모가 엉덩이짓으로 조금 물러 앉았다.

"외려 내가 아짐씨 볼 ?이 없구만요. 밑천꺼정 다 보여주었음서도 방대도 못찧어주고. 헌디, 정사령언 안 오는갑소이."

"그 놈이 오기넌 어디럴 와요? 아매 보름이나 스무날 쯤 지나서 안면 싹 바꾸고 나타날 것이구만요. 이녁얼 나헌테 언제 ?겼었냐는듯이 시치미 뚝 떼고 나타날 것이랑깨요."

"사람이 안 좋은 갑소이. 벙거지 믿고 넘의 등이나 쳐묵는 갑소이."

"어디 한 두번 속아보았간디요. 이녁 사정 얘기를 듣고 내가 짐작을 했소. 인월 삼거리 주마년들의 소문은 나도 들었응깨. 아매 그년들이 이녁의 보따리가 탐이나서 속곳부터 내리고 덤볐겄제요. 이녁이 무신 수로 돈이며 밭문서를 손에 넣었는가는 몰라도, 그 년들이 그걸 호락호락 내놀 연덜이 아니제요. 아매 정사령헌테 그랬을 것이요. 그걸 찾아주면 열에 한 두깐얼 주겄다고. 성질이 개차반이라서 운봉 사람들은 그놈얼 사람취급도 안 허요. 꼴에 웃 사람 섬길 줄은 알아서 넘의 등친 걸로다 술도 사고 쬐깨씩 바치기도 헌갑습디다. 헌깨, 사령자리라도 붙어 있제요. 진즉에 나넌 포기했소."

"허면 나땜시 아짐씨가 손해를 본단 말씸이요?"

"어쩌겄소? 아프다고 끙끙앓는 사람을 쫓아낼 수도 없고."

"미안시럽소. 거시기 놈이라도 안 다쳤으면 어뜨케 해보겄는디."

강쇠 놈의 말에 문득 주모가 눈을 빛내면서 한 마디 툭 쏘아부쳤다.

"이녁언 손도 병신이 되었소? 손언 놔뒀다 어따 쓸라요?"

"예? 먼 말씸이요?"

"이녁의 물건얼 보고난깨, 맛 있는 음석얼 앞에 놓고 침만 흘리는 것같아 소갈증이 나요. 이 없으면 잇몸이라고 손이라도 빌려주씨요."

주모가 강쇠 놈의 손을 끌어다가 제 가슴에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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