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치원비에 젊은 부모 허리 휜다
치솟는 유치원비에 젊은 부모 허리 휜다
  • 한기택
  • 승인 2012.10.3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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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은 일찍이 고대 희랍시대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그 중요성을 강조하였으며 20세기에 들어와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유아교육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며 본격화되었다.

2012년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유치원 수는 8,538개, 학생 수는 61만3,749명, 교원 수는 42,235명으로 많이 증가하였다.

이렇게 유치원 수가 많이 증가한 반면에 유아교육의 관장이 보건복지부와 교과부로 이원화되어 있어 교육과정운영상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유치원 교육비가 너무 크게 올라 학부모들의 걱정이 매우 크다.

국회 박성호 의원이 교과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사립유치원의 월 평균 교육비는 41만원으로 국·공립 유치원 8만9,000원의 4.6배 비싼 금액이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하면 246만원으로 국·공립 대학 등록금 205만원보다 높은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국회 김태원 의원의 국정조사 자료에 따르면 영어유치원비가 일부 서울 유치원에서 한 달에 최고 128만 원으로 나타났다.

요즈음 유치원 3년을 보내려면 삼천(三千)만원이 들어 신 맹모삼천지교(孟母三千之敎)란 말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전북지역의 사립 유치원비는 30만5천원으로 공립 2만3천원보다 13배나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공립 유치원의 교육비가 저렴함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공립 유치원의 경쟁률이 높게 나타나 4.8:1의 경쟁률을 보이는 유치원도 있어서 부모들이 체감하는 공립유치원 진학은 로또에 가깝다고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6년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년간 납입금 인상률을 비교해보면 유치원 36.2%, 국·공립대 20.7%, 사립대 19.4%이며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18.0%에 비하면 너무 많이 오른 셈이다. (유치원 납입금은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하며 수업료, 교재비, 식비, 간식비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유치원교육법시행규칙 제6조 (수업료 등의 결정 및 공고)①항을 보면 ‘법 제25조에 따라 유치원에서 징수하는 수업료 및 입학금은 1. 국립유치원은 원장이 정한다. 2. 공립 유치원은 교육감이 정한다. 3. 사립 유치원은 해당 유치원의 실정에 따라 원장이 정한다.’고 되어 있으며 ‘다만, 교육감은 각 유치원별 실정과 경제적 사정의 변동을 고려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교육감의 승인을 얻어 정하게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이미 1980년대 자율화돼 사립 유치원의 수업료 편차가 천태만상이지만 교과부나 교육청이 이에 대한 지도와 규제가 어렵게 되어 있어 손을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경이다.

이러다 보니 학부모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순응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유치원비 내려야해’ 하면서 외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대상 학부모의 80%는 자녀를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으며 국·공립유치원 설립을 바라고 있지만, 사립유치원, 어린이집 등이 경영 악화 등을 이유로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 공립 유치원의 설립이 곳곳에서 무산되고 있는 것 같으며 유치원 설립 권한이 있는 교육감들이 표를 의식한 나머지 이들 단체들의 요구에 떠밀려 학부모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아교육기관 중 사립 교육기관은 전체의 82.8%로 OECD 평균 37.3%보다 약 2.2배 많은 반면 국·공립 교육기관은 전체의 17.2%로 OECD 평균 62.8%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학부모들은 교육비를 적게 들이면서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유치원 교육을 원하고 있다.

정부와 교육청은 학부모의 80%가 자녀를 국·공립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보내기를 희망하고 있다는데 관심을 가져야 하며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사립유치원 인건비 지원 예산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항목에 포함시키는 등 유치원 교육비 절감에 최선을 다해 치솟는 유치원비에 젊은 부모 허리 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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