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일본을 배우자!
우선 일본을 배우자!
  • 박기영
  • 승인 2012.10.30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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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발전(Development)’이라고 한다면 ‘보다 나아진 상태로의 이행’이라고 정의되어지고 있고, 또 이의 성취는 성장(Growth)과 변화(Change)의 구현이 그 내용이자 전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 ‘성장’이란 흔히 GRDP로 대변되는 양적 혹은 물질적 가치축적의 확대를 지칭하며, 또 ‘변화’는 질적 내지 정신적 가치구성의 개선과 실천의 향상을 의미하고 있다. 그리고 특히 발전의 질적 요소로서의 변화는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하여 마구잡이로 주창되곤 하는 무조건적 변화가 아니라 ‘개선’이나 ‘개량’과 같은 ‘바람직한 변화’로 해석되어 진다.

때문에 이 세상 모든 국가와 민족은 물론 개인이나 집단도 발전의 성취를 목표하고 있다.

허나 이론과 현실의 관계에서 현실이 이론에 우선하고 있듯이, 흔히 학문적으로 논의되고 또 설명되고 있는 발전의 형태와 논리들을 일반인들이 숙지하여 내면화 하기는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다.

하여 개인과 집단 및 국가사회는 다소는 생소하고 또 마땅치 않은 점이 없지 않다손 치더라도 타 집단이나 국가 혹은 타인이 이미 실현시켰던 발전방식을 성취모델로 채택, 수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컨대 자국의 민주화모델로 영ㆍ미의 경우를 상정하거나, 시급한 경제발전을 기도하려고 할 때에 독일이나 일본의 사례를 자국의 발전모델로 설정, 답습하는 경우와 같은 것들이다.

그렇다면 타당성과 실현가능성이 겸비된 발전모델의 개발과 그에 대한 합의가 여의치 않을 경우 한국발전의 성취모델은 어떻게 벤치마킹 하여야 할 것인가? 1천여 년 동안 대영제국의 영화를 누린 영국도 좋고, 3백년도 채 되지 않은 역사에 세계 초강대국이 된 미국도 좋고, 2차 세계대전의 폐허를 딛고 다시 유럽의 맹주로 군림한 독일도 좋고, 또 복지천국이라는 북구권 국가들이라도 좋다.

그러나 개인관계에서 혈연, 지연, 학연이 크게 작용하듯이 국가 간의 관계에서도 혈통, 인종, 언어, 지역 및 문화적 특성들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바다.

상황이 그렇다면 단기적이든 중ㆍ장기적이든 간에 한국사회가 추구하여야 할 발전모델의 하나로 심도 있게 고려하여 보아야 할 국가는 아마도 일본이 아닐까 생각된다.

쉽게 말하여 일본은 한국이 60여년 만에 이룩한 ‘기적적 발전’을 불과 20여년 만에, 그것도 30여년 전에 성취한 인접 국가이자 급속한 경제발전을 논의할 때 항상 거론되는 나라이다. 그리고 현재는 고도성장단계에 진입하여 새로운 도약과 발전방향을 탐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성장률이 다소 둔화되어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국민소득은 한국의 수 배이며 축적된 과학기술과 학문적 위상은 한국이 필적할 수 없는 상대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일본 정치인의 정치행태, 일본 경제인의 의식과 기업경영 행태, 일본 학자들의 학문연구 행태는 물론 시민단체와 일반국민 심지어 야쿠자의 행태 까지도 한국인들의 행태와는 전혀 다르다. 일본 정치인들은 국익 앞에선 여ㆍ야를 구분치 않으며 정책으로 대결하나 다수결에 순응할 줄도 안다. 일본 기업경영에 있어서 경영자와 노동자는 기능적 구분일 뿐 대립적 관계로 이해되지 않는다. 또 일본 학자들은 독도영유권 문제나 위안부 문제와 같은 미묘한 사안에 관해서도 진실규명에 침묵하지 않으며, 네티즌들 역시 그들을 힐난하거나 매도하지 않는다. 일반시민 역시 이미 ‘45년 패망 직후 지각없는 젊은이들을 벚나무(일본국화) 몽둥이로 가성시킨 수범적 선례를 갖고 있으며, ’60년대 초 극성을 부린 전학련 운동을 슬기롭게 정리한 바도 있다. 이른바 일본은 그들의 발전과정에서 양적 성장과 함께 질적인 변화도 겸행시킨 국가로 평가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국도 인구와 1인당 GRDP 규모면에서 세계 7대 강국군(群)에 진입되었다는 사실에만 만족하지 말고, 향후 우리가 성취하여야 할 GRDP 규모와 이에 걸맞는 질적 변화의 수준과 방향을 설정, 실천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은 일본의 경우를 발전모델로 삼으면서 말이다.

<박기영(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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