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합과 세계평화
국제연합과 세계평화
  • 정병수
  • 승인 2012.10.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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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평화를 위한 기구인 국제연합(UN) 제67주년일(24일)에 즈음하여 대한민국은 경사가 겹치고 있는 듯하다.

지난 19일 한국이 캄보디아를 제치고 유엔의 가장 강력한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15년만에 재진출했다. 이에따라 한국은 내년부터 2년간 유엔에서 이뤄지는 각종 현안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엔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나라와 비상임이사국 10개국등 15개국으로 구성되는데, 비상임이사국은 2년임기로 매년 5개국씩 번갈아 선출한다. 유엔안보리는 국제분쟁의 조정과 분쟁지역에 대한 군대파견, 침략자에 대한 경제제재와 무력사용승인등 국제평화와 안전유지에 1차적 책임을 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일엔 독일을 제치고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가 발표되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로 중량감 있는 대규모 국제기구가 유치된 것으로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격이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즉 인류가 당면한 최대의 시대적 과제라 할 수 있는 기후문제와 녹색성장에 대해 국제사회가 공동 노력해가는데 있어서 한국이 그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이에앞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2007년부터 5년임기에 이어 지난해 회원국의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어 금년 1월부터 재임중에 있고, 한국계 미국인 출신 의사인 김용 세계은행총재가 지난 7월부터 공식 활동하고 있는 등 한국과 한국인의 위상이 세계인들에게 부상하고 있다.

이에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이 반기문 사무총장에게 농담삼아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정말 기뻐하고 환영할 만한 상황이다. 또 우리는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과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에 부응하여 우리는 유엔이 21세기 인류의 염원인 평화세계 건설의 취지를 기필코 이루기를 기대하는데, 이는 비단 우리만의 염원이 아닐 것이다. 세계 인류 모두가 한결같이 바라는 소망인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유엔이 인류평화에 크게 기여한 것도 사실이지만 탈냉전과 국익을 우선으로 하는 다원화시대를 맞으면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많이 받아왔다.

주지하다시피 유엔은 제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5년 평화와 안전의 유지, 국제우호관계의 증진, 경제적·사회적·문화적·인도적 문제에 관한 국제협력을 목적으로 창설됐으며, 현재 193개국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국제기구이다.

그러나 창설직후부터 유엔은 그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내 사법체계와 국제법의 충돌, 식민지역과 지역방위기구의 위상, 국제질서의 평등을 해치는 강대국의 전횡 등 문제점을 노출해 왔다.

특히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종교간 국가간의 분쟁과 전쟁을 제대로 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의 전쟁, 체첸과 러시아간의 전쟁,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분쟁, 동티모르분쟁, 미국과 이라크와의 전쟁등에 유엔이 제역할을 못해왔다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유엔이 철저하게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강대국들의 정치적인 힘의 논리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5대 강국인 상임이사국 제도는 유엔결의안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고 있어 국가간의 불평등 구조로 돼 있는 것이다.

그리고 가입국가들의 태도도 지적되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문제에 관해서는 외면하는 것이 국가들의 일반적인 태도이다. 이기적인 태도로는 상호 선린관계나 평화세계 건설을 가져올 수 없다.

특히 국가간의 분쟁 배후에는 종교적 갈등이 잠재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유엔에 이같은 내용을 전담할 수 있는 전문기구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오늘날 유엔 개혁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높아지고 있으며, 세계적 NGO들이 평화세계 건설을 위해 유엔과의 협력관계를 강조하면서 유엔의 한계점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도, 우리 국민도 이제는 세계평화 구현을 위한 우리의 시대적 상황과 역할, 미래에 대해 깊이 새겨보아야 한다.

이 시대는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전북의 문제가 세계의 문제요, 세계의 문제가 전북의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세계평화를 위한 다양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울려나야 한다.

정병수(천주평화연합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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