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사랑 간직하며 걸어요 '정읍사 오솔길'
천년사랑 간직하며 걸어요 '정읍사 오솔길'
  • 김호일기자
  • 승인 2012.10.25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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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는 좋은 음식이 낫고 음식을 먹는 것보다는 걷기가 더 낫다.”-동의보감-

“걷기는 위대한 모험이자 사색의 시작이고 인류의 근원적인 따스한 가슴과 영혼의 실천이다. 걷기는 의지와 겸손의 정확한 균형이다.” -미국의 시인이자 생태주의 운동가-

이 같은 명언을 빌리지 않더라도 확실히 걷기는 건강에는 물론이고 뇌에도 좋다.

산책을 하다 보면 엉킨 실타래 같던 생각이 정리되고 기분이 상쾌해지며 산뜻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한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더불어 제주도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 걷기 명소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정읍의 산내면 대장금 마실길도 빼놓을 수 없는 걷기 명소로 꼽힌다.

총 21.79km로, 맑은 옥정호와 수려한 산세를 따라 걷는 길은 특히 조선 중종때 의녀로 이름을 떨쳤던 대장금의 숨결을 느낄 수 있어 걷기 동호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2월 정읍에 또 하나의 걷기 명소가 개통됐다. 천년의 사랑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백제가요 정읍사 오솔길이 바로 그곳.

이 길은 1300여년전 행상 나간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상이 된 한 여인의 숭고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정읍사와 삶의 인생역경을 7개 테마로 나누어 구간별로 역사와 문화를 가미해 스토리와 테마가 있는 웰빙 오솔길로 조성됐다.

총 길이 17.1km로 3개 코스로 조성된 정읍사 오솔길은 초산동 정읍사 공원에서 출발하여 내장동 내장산 문화광장에 이르는 코스로 완만하고 접근성이 매우 뛰어나며 소나무 숲과 신누대 군락지, 내장산 수변경관, 정읍천 자전거길로 이뤄졌다.

정읍사 오솔길은 높은 고갯길이 없어 남녀노소가 함께 즐길 수 있다. 오솔길을 걷다 힘들면 자전거를 이용할 수도 있다.

정읍사 공원과 내장 문화관광에 있는 자전거 대여소에는 1인용과 2인용, 가족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3∼6인용 자전거 142대가 비치돼 있다.

◆제1코스(소나무·시누대 숲길)

총 연장 6.4km로 구성된 제 1 코스는 정읍사공원을 출발해 월령마을에 구간으로 백제가요 정읍사를 주 테마로 정읍의 역사와 문화를 가미한 스토리가 있는 웰빙숲길이다.

이 코스는 테마별로 총 7개 구간으로 나누어졌다.

이 가운데 정읍사 공원이 주무대인 제 1구간은 만남의 길로 부부(연인)간의 만남으로 길고 긴 인생의 여정을 새 출발하는 길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제 2구간은 환희의 길로 아름다운 꽃길을 거닐며 서로간의 사랑의 확인하는 길, 제 3구간은 고뇌의 길로 삶의 갈등과 고통으로 번민하는 사랑하는 사람을 감싸주는 길로 의미가 부여됐다.

언약의 길인 제 4구간은 사랑의 고뇌를 떨쳐 버리고 새롭게 사랑을 맹세하는 길로, 제 5구간은 실천의 길로 한번 맹세한 사랑은 희생과 나눔으로 아름답게 지켜 가는 의미를 갖고 있다.

제 6구간은 탄탄대로 길로 부부간의 영원한 사랑을, 제 7구간은 지킴의 길로 지치고 힘든 하산길에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주듯이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는 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제 2 코스(내장호수변)

제 2 코스는 4.5km로 내장호 주변을 중심으로 한 내장호수길이다.

특히 내장호 수변테크와 황토길로 이어지는 722m구간이 눈길을 끈다.

이 구간은 저수지 수면 가까이 조성돼 있어 맑고 투명한 내장호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데다 주위에 단풍나무와 소나무, 아카시아 숲 등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어 가족, 연인과 함께 찾은 관광객들의 산책로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군데군데 쉬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벤치와 포토 존이 설치돼 있어 수변경관과 아름다운 내장산의 추억을 담기에도 제격이다.

◆제 3 코스(정읍천변 자전거도로)

제 3 코스는 총 6.2km로 문화광장에서 정읍사공원으로 이어지는 자전거길(Tour Biking)이다.

동진강의 발원지이자 생태의 젖줄인 정읍천변을 자전거를 이용하여 Tour Biking 하면서 생태하천을 체험할 수 있는 구간이다.

◆정읍사 오솔길내 볼만한 곳

▲정읍사 망부석:정읍사 공원에는 정읍사를 상징하는 백제 여인의 망부석과 정읍사노래비를 비롯하여 사당·정읍사예술회관·정읍사국악원·시립도서관·야외공연장 등이 갖춰져 있다.

정읍사는 무등산곡·방등산곡·선운산곡·지리산곡 등 백제가요 5곡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백제가요로서 악학궤범(樂學軌範) 권5에 기록되어 있다.

공원 안에 있는 망부상은 높이 2.5m의 화강암 석상으로 1986년 12월에 세웠다. 망부상은 약긴 긴 저고리를 입고 머리는 양쪽으로 쪽을 짓고 두 손을 마주잡고 서 있는 모습이다. 1300년전 백제시대때 행상 나간 남편에 대한 애뜻한 천년사랑을 간직한 채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이 되어버린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다.

▲천년고개:천년고개는 아양동 고개, 장구넘이재, 서낭당 고개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부근의 아양산에는 정읍사 공원이 있으며 백제여인의 망부상이 먼 곳을 바라보며 임을 기다리고 있다. 이같은 부부의 사랑을 주제로 한 7가지 구간별 명이 있어 오솔길 체험으로 부부애를 확인할 수 있다.

▲두꺼비 바위:아양산 정상부근의 바위를 주민들은 ‘머리 얹은 바위’라고 부른다. 여자들이 시집갈 때 머리를 올린 모습과 비슷하다. 모양이 가마 같아서 ‘가마 바위’ 또는 ‘인력바위’로 불리기도 한다. 숲 속에서 조용히 지내던 바위가 오솔길이 생겨 알려지면서 두꺼비를 닮았다고 해서 ‘두꺼비 바위’로 불린다.

▲사랑의 언약식:부부(연인)들이 정읍사의 천년사랑 처럼 변치않는 사랑을 맹세하는 서약식으로 녹슬지않는 자물쇠와 목판에 글을 남기고 자물쇠를 채운 다음 10년 후 일정을 적어 타임캡슬에 넣는 이벤트다. 10년후에 찾아와 자물쇠를 교체하며 사랑을 확인하고 다짐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성벽업어주기:50m 길이의 좁은 산책길을 사랑하는 아내(연인)를 업고 걸으면서 사랑을 맹세하는 코스다. 성벽길을 업고 가는 장면이나 업어주고 내려주는 과정에서 안아주고 뽀뽀하는 장면을 핸드폰 인증샷으로 제시할 경우 주막집에서 막걸리를 공짜로 제공하고 있다.

정읍=김호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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