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청소년의 위험한 질주
10대 청소년의 위험한 질주
  • 김상기기자
  • 승인 2012.10.2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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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운전하고 싶어서 그랬어요.”

자신을 붙잡으려는 경찰관을 트럭 적재함에 태운 채 마구 달린 무서운 10대 청소년이 검거됐다. 경찰관은 뛰어내리는 과정에서 팔목에 근육 손상 등 3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무사했다.

완주경찰서에 따르면 고등학교에 다니던 박모(18)군은 지난 9월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운전을 해보고 싶었던 박군은 곧바로 오토바이를 한 대 훔쳤다. 하지만 1주일쯤 다니자 오토바이에 실증이 났고, 아무데나 버려버렸다. 그러던 지난 5일 오후 11시50분께 완주군 봉동읍 소재 아파트주차장에서 키가 꽂혀진 채 주차된 1톤 화물차량을 발견하자 그대로 타고 달아났다.

차량은 훔쳤지만 운전이 미숙했던 박군은 얼마 지나지도 않아 차를 논에 쳐 박고 말았다. 이때부터 차를 몰기 위한 습관적 절도가 시작됐다.

훔친 차량이 운전미숙으로 연거푸 농로에 빠졌고, 그때마다 또 다른 차량을 훔쳤다. 농로에서 기어 나와 훔칠 차량을 물색하기 위해 자전거도 훔쳤다. 차량을 훔치면 자전거는 그냥 버렸다. 이런 식으로 5일부터 14일까지 단 9일 동안 완주군 봉동읍 일대에서만 트럭 4대, 자전거 3대를 훔쳤다. 오토바이까지 포함한다면 ‘차를 몰고 싶어’ 8차례에 걸쳐 무조건 훔치기에 나선 셈이다.

경찰은 박군에 대한 첩보 입수 후 지난 18일 오전 8시께 봉동읍의 한 병원주차장에서 훔친 트럭을 발견했다. 그리고 잠복 39시간 만인 19일 오후 22시45분께 박군과 맞닥뜨릴 수 있었지만 곧바로 차를 몰아 도주를 시도했다. 이때 조두연 경위가 적재함에 올라탔다. 박군은 체포를 면할 목적으로 조 경위를 태운 채 4㎞를 난폭 질주하다 도로경계석을 들이받자 차량을 정차시켰다. 이 때 조 경위가 재빨리 뛰어내렸고, 박군은 차를 몰아 달아나고 말았다.

하지만 경찰은 CCTV분석 등을 통해 도주 2시간 20분 만에 박군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조 경위는 “당연히 위험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어렵게 찾은 절도범이 눈앞에서 도망가는 데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상기기자 s407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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