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350> 옥녀야. 니가 나럴 쥑일 셈이냐
가루지기 <350> 옥녀야. 니가 나럴 쥑일 셈이냐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0.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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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북망산이 멀다더니 <87>

속으로 중얼거리며 이번에는 옥녀가 아랫녁을 꽉 조여버렸다, 그러자 절반이나 들어왔던 거시기 놈이 고개를 쳐박고 앞으로 나갈 수도 그렇다고 뒤로 물러날 수도 없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주인의 심사만 건드리고 있었다.

"왜 이러냐? 옥녀야. 니가 나럴 쥑일 셈이냐? 아프드래도 쪼깨만 참고 나럴 받아디리그라."

이천수가 사정을 했다.

"무섭소. 무서워서 죽겄소."

'첨에만 글제, 두번째부텀언 구름얼 타는 것이 이짓이니라. 씨럴 뿌려야 자석얼 얻을 것이 아니더냐? 이러다가는 자칫 문전만 더럽히고 말겄구나."

옥녀도 그러고 싶었다. 사내를 받아들여 요분질에 감창에 사내는 물론 자신도 허리가 뻑적지근하도록 살풀이를 즐기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었다. 이천수 앞에서 자신은 첫 남자를 겪는 시눙을 해야하는 것이었다. 오입질로 이골이 난 이천수라면 계집의 작은 행동거지에도 바로 닳고 닳은 헌 계집이라는 것을 눈치챌 것이었다. 어차피 씨는 받아야하겠지만, 처음 사내를 겪는 계집처럼 사내의 애를 달굴만큼 달군 다음에야 그럴 일이었다.

혼자서 낑낑대던 이천수가 무슨 마음인지 아랫녁은 엉거주춤한 채로 놓아두고 입술로 계집의 가슴을 자근자근 깨물었다.

'하이고. 천하의 잡놈언 잡놈이구만이. 내 가슴패기가 화덕인줄은 또 어찌 알았을꼬?'

옥녀가 후꾼 뜨거워지는 아랫녁을 느끼고 입술을 지긋이 깨무는데, 익은 밤송이가 저절로 벌어지듯이 아랫녁이 열리고 이천수 놈의 거시기가 때는 지금이다, 하고 쑥 밀고 들어왔다.

옥녀가 아이고, 아프요, 하고 비명을 내지르며 엉덩이를 풀썩 들었다가 놓았다. 길을 연 사내가 큰 숨을 한번 몰아쉬고 방아개비 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작은 실갱이 끝이라 다른 때보다 훨씬 진진한 즐거움을 느끼고 있던 옥녀의 몸뚱이가 붕 떠오르는 어느 순간이었다. 자기도 모르게 아랫녁이 움죽거리고 있었는데, 이천수가 어? 어? 내가 왜 이런다냐? 하고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였다. 옥녀의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뇌리에 느닷없이 피를 한 말이나 쏟고 죽었다는 덕쇠 놈이 불쑥 떠올랐다.

'빌어묵을 놈겉으니라구. 그리 허망허게 뒈질 것이면 애당초 나럴 건드리기넌 멋 땜시 건드린겨?'

옥녀가 감창소리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입술을 지긋이 물며 중얼거리는데. 느닷없이 찬바람이 일면서 움직임을 멈춘 이천수의 몸뚱이가 천근 바위의 무게로 가슴을 눌렀다.

이번에는 옥녀의 온 몸에서 소름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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