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루지기 <349> 흐메, 환장허겄는것
가루지기 <349> 흐메, 환장허겄는것
  • 최정주 글,고현정 그림
  • 승인 2012.10.21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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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북망산이 멀다더니 <86>

이천수가 물었다.

만약에 부정한 짓을 했으면 자신의 꿈자리가 사나울 것이라는, 그리되면 합방 날짜를 뒤로 미루어야한다는 말을 안 잊고 있음이 분명했다.

옥녀가 속으로 웃으며 대꾸했다.

"그걸 이년이 모르겄소. 얼굴도 모르는 엄니가 눈물 그렁그렁헌 눈으로 나타나셔가꼬는 옥녀야, 옥녀야, 부르셨는디, 그것이 좋을 징존지, 안 좋을 징존지 당최 모르겄당깨요."

"왜? 니 엄니께서 꿈자리에 나타나시면 생시에 안 좋은 일이 있었냐?"

이천수가 물었다.

"글씨요이. 꿈에 엄니럴 보면 존 일도 있었고, 안 존 일도 있었고 근깨, 가닥얼 못 잡겄당깨요."

"암튼지 내 탓언 아니다이. 내가 니 엄니럴 꿈자리로 보낸 것언 아니다이. 인자 달이 뜰랑개비다. 드러눕그라."

이천수가 서둘렀다. 옥녀가 또 무슨 핑게로 합궁을 거부하고 나올지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알겄소. 기왕에 시작헌 일인깨, 끝장얼 봐야지라우."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옥녀가 머뭇거렸다. 그걸 사내를 모르는 계집이 부끄러워서 그러는 걸로 믿은 이천수가 바짝 다가와 저고리 고름을 툭 풀었다.

"내가 이 날얼 얼매나 기다린 줄 아느냐? 밤마동 니 생각에 잠얼 못 잤니라."

감개가 무량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이천수가 옥녀의 치마를 벗기고 속곳을 훌어 내리면서 가만히 안아 뒤로 눕혔다. 못 이긴 듯이 옥녀가 몸을 맡겼다.

"니가 사내넌 첨이라고 했지야? 마누래 말고넌 새 계집언 또 첨이구나. 쪼깨 아플 것이다만, 참그라이. 첨에넌 다 그런 것인깨."

가슴에 입술을 댔다가, 아랫녁 둔덕을 손으로 슬슬 쓰다듬던 이천수가 계집의 몸뚱이 위에 몸뚱이를 얹고는 살몽둥이를 지긋이 제 길로 들이밀었다. 환장허게 존 것. 속으로는 그리 생각하면서도 옥녀가 짐짓 두 다리를 꽉 오무렸다. 그러자 제 길을 찾던 의뭉한 놈이 문밖에서 얼쩡거렸다.

"겁내지 말랑깨 그냐? 다리럴 쪼깨만 벌리그라."

이천수가 억지로 계집의 가랭이를 벌리고 이번에는 저항할 틈을 주지 않고 아랫녁을 지긋이 눌렀다.

'흐메, 환장허겄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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