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에 몸살 앓는 한옥마을, 이대로 괜찮은가’
‘축제에 몸살 앓는 한옥마을, 이대로 괜찮은가’
  • 송민애기자
  • 승인 2012.10.21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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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사람이 많아도 너-무 많다. 아니, 많은 정도가 아니라 넘쳐난다.

지난 주말 전주비빔밥축제가 열린 한옥마을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수많은 방문객들로 거리 곳곳은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북적였고, 축제를 찾은 관광객 및 시민들은 한옥마을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풍성하게 펼쳐진 먹거리와 볼거리를 흥겹게 즐기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도리어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고 했던가. 그렇지 않아도 주말이면 관광객과 시민들로 붐비던 이곳에 축제 방문객까지 더해지다 보니, 마침내 그 수가 포화상태에 이른 듯하다. 전주의 소중한 자산인 한옥마을이 넘쳐나는 사람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거리에는 쓰레기, 담배꽁초, 먹다 버린 음식 등이 널려 있으며, 그 주변 골목은 불법주정차로 인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축제로 인해 방문객들이 한옥마을의 진면목을 제대로 감상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실제로 기자는 축제현장을 취재하는 동안 관광객 및 시민들에게서 이러한 불만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한옥마을을 제대로 구경하려면 축제가 끝난 이후에나 와야겠어.” 방문객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마련된 축제가 오히려 불편을 끼치고 있는 웃지못할 상황이다.

이는 비단 전주비빔밥축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주한지문화축제, 아태무형문화유산축제, 전주대사습놀이 등 전주시가 한옥마을에서 개최하고 있는 여러 축제들이 안고 있는 과제다. 전주시의 한옥마을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되레 한옥마을을 위태롭게 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전주시는 한옥마을 고유의 특성을 지키고 슬로시티로서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라도, 한옥마을에 난립해 있는 축제의 분산 개최를 서둘러 고민하고 추진해야 한다.

상당수 축제들이 굳이 한옥마을이라는 장소에 의지하지 않더라도 관광객들을 유입할 수 있는 경쟁력과 저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해 방문객들을 지역의 다양한 명소로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전주시가 보다 시야를 넓혀 축제를 활용할 때, 비로소 한옥마을의 보존발전과 관광도시 전주의 새로운 도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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